[헤럴드POP=박수정 기자]“행복하면서도 불안해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지만,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에겐 흔한 것은 아닐 테다. 몇 년 전 노래가 음원차트 100위권에 드는 것도 방송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가수에게만 일어나는 건 줄 알았다. 인디 밴드 신현희와 김루트가 역주행의 공식을 다시 썼다. 지난 2015년 발표했던 ‘오빠야’가 멜론 실시간차트 20위권, 엠넷 차트 1위에 오르며 재조명받고 있다.

신현희와 김루트는 2014년 데뷔한 듀오 혼성 밴드다. ‘오빠야’가 첫 멜론 차트 100위 진입곡. 헤럴드POP과 만난 두 사람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며 “인터뷰 요청도 많고, 주위에서 계속 축하한다고 연락이 온다. 딱히 생활이 변하거나 갑자기 피부로 느끼거나 그런 게 없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음원사이트에 저희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행복하면서도 무섭다며 솔직한 심정을 덧붙였다.

“저희가 함께 활동한 지는 햇수로 6년인데 ‘오빠야’라는 곡이 그나마 대표곡이에요. 그런데 이 곡이 갑자기 반짝 유행곡이 됐다가 유행이 지난 것처럼 사그라들 것 같기도 해요. 유일한 대표곡인데 사라질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어요. 지금은 차트와 검색어에도 올라서 기분이 너무 좋은데 그걸 그대로 느끼는 게 조금 그래요.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는데 행복해지는 만큼 불안함도 있어요.”(신현희)

‘오빠야’가 역주행 궤도에 오른 계기는 페이스북이었다. 아프리카TV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1인 크리에이터 BJ꽃님이 ‘오빠야’를 따라 부르며 다양한 애교를 선보인 영상이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자연스럽게 '오빠야'에 관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역주행에 성공했다.

“저희가 SNS로 신현희와김루트를 항상 검색해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크리에이터 분들이 사용하는 영상을 많이 봤어요. 꽃님의 영상이 떴을 때도 배경음악이 우리 노래지만, 그분이 예쁘고 귀여우셔서 인기가 많은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영상을 본 그 다음날에 휴대폰 알람이 엄청 많이 온 거예요. 페이스북 친구 추가 신청이 정말 많이 왔어요. 알고 보니 페이스북에 원작자 라이브라고 하면서 저희 영상이 뜬 거예요. 꽃님 덕분에 원곡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면서 갑자기 화제가 된 것 같아요. 꽃님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신현희)

‘오빠야’의 역주행으로 신현희와 김루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시간표는 조금씩 바뀔 테지만, 바뀌지 않는 건 두 사람의 마음이었다. 두 사람은 흔들림 없이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바뀐 건 없어요. 부모님도 말씀하셨는데 마음이 붕 떠있으면 안돼요. 과한 욕심은 화를 불러요. 올해 첫 시작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결성하고 한 번도 쉰 적이 없는데 올해도 더열심히 하려고요. 이런 일도 인디 신분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예요. 이 정도도 감사해요. 욕심 안 부리고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할 거예요. 다른 걸 노리면 되려는 것도 안 될 것 같아요.”(신현희) “365일 풀가동할 거예요. 불러주시는 곳이 있으면 다 갈 것입니다.” (김루트)

신현희와 김루트는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를 표방한다. ‘오빠야’는 그런 밴드의 색깔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명랑하고 재미있는 곡. 신현희와 인터뷰는 인터뷰하는 내내 ‘오빠야’처럼 명랑하고 친근한 매력으로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이들의 목표도 명랑하면서 뜻 깊었다.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거창한 숫자 대신 건강, 부모님 같은 정겨운 단어를 말했다.

“큰 목표는 부모님의 자랑이 되는 것이지만, 올해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드리는 거예요.”(김루트) “1번이 건강하기, 올해 바쁠 수 있으니 체력이 받쳐줘야 해요. 2번 가족들이 나로 인해서 행복해지기, 3번이 내가 행복해지기.”(신현희)

신현희와 김루트는 오는 2월 11일 열릴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새해의 시작으로 기적을 꾸민 신현희와 김루트가 올해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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