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느리지만 조금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박정민. 황정민은 그를 두고 늦게 뜰 거라 말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박정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이다.

배우 박정민이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제작 JK필름) 출연을 확정지었다. 한 물 간 복싱선수인 형과 지체장애가 있지만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동생이 엄마를 통해 화해하기까지 벌어지는 과정을 담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은 동생 역을 맡아 형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역린’을 집필한 최성현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해운대’ ‘국제시장’ ‘히말라야’ ‘공조’를 내놓은 흥행명가 JK필름이 제작을 맡는다. 주연배우는 무려 이병헌이다. 그리고 이병헌 형제 케미를 선보일 이가 바로 배우 박정민이라니. 연기력만큼은 믿고 보는 작품이 될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앞서 박정민은 이준익 감독의 저예산 흑백영화 ‘동주’에서 윤동주(강하늘) 시인의 오랜 벗이자 가족이며 독립투사인 송몽규 열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 결과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다.

지난 2011년 영화 ‘파수꾼’ 베키 역으로 데뷔한 박정민은 5년 만에 뒤늦게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여기에 제36회 황금촬영상,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제16회 디렉터스컷 시상식 신인상까지 모두 휩쓸었다. 늦깎이 신인으로 상을 받은 것이 창피하다 말한 박정민이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기에 자격은 충분했다. 영화 ‘파수꾼’을 본 황정민이 ‘당장 백희(박정민) 데려와!’라고 외친 것처럼, 박정민의 데뷔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제훈이 ‘파수꾼’ 이후 ‘고지전’에 이어 SBS 드라마 ‘패션왕’으로 지상파 주연을 맡으며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것과 달리, 박정민의 행보는 조금 더뎠다. 대신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분량도 따지지 않고 오히려 작품에 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 나간 박정민이다.

흔히들 박정민을 두고 황정민이 알아보고 이준익 감독이 세상에 알렸다고 말한다. 허나 ‘동주’를 알리고 진정성을 더한 건 박정민의 몫이 상당하다. 저예산 흑백영화에서조차 컬러화면 그 이상으로 빛났던 박정민의 연기. 조급해하는 박정민에게 황정민은 늘 ‘넌 죽어라 열심히 하면 40대쯤 돼서 늦게 뜰 거야’라고 말해줬단다. 자신도 무명에서 늦게 빛을 봤다며 말이다.

그러나 서른 살에 ‘동주’를 만난 박정민은 황정민의 예언 아닌 예언을 스스로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그리고 이제 상업영화 주연으로 나서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박정민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는 언젠가 빛을 본다고 했다. 조각미남, 꽃미남도 아니고, 모델출신 배우들처럼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기에, 아마도 황정민은 박정민이 비상할 날을 조금 늦게 점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박정민이란 배우를. 조금은 느리지만 예상보단 빠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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