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그레이트 월'이 베일을 벗었다. 만리장성의 압도적 위용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고, 맷 데이먼은 화이트워싱 논란을 지워내며 중국 여배우 경첨과 완벽 투톱을 이뤘다. 1,800억 제작비 그 이상의 거대한 스케일을 엿볼 수 있는 '그레이트 월'이다.

영화 '그레이트 월'(감독 장이모우/배급 UPI코리아)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최고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가 60년마다 존재를 드러내는 적에게서 인류를 보호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네임리스 오더에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릴 적 군 포로로 잡혀 들어간 후 전쟁터에서 살아온 윌리엄은 세상 가장 강력한 무기, 검은 가루인 화약을 찾아 중국 북부를 떠돈다. 하지만 여기 저기 약탈자들의 횡포가 끊이질 않고, 그들을 피해 도망친 곳에서 마주한 건 높이를 가늠하기 힘든 거대한 성벽이다. 바로 만리장성 말이다. '그레이트 월' 제작진은 이를 위해 20만 개가 넘는 실제 벽돌을 사용해 성벽을 건축하고 1만 여벌의 갑옷 세트를 제작했다고 한다. 만리장성의 등장과 함께 '그레이트 월'은 눈을 뗄 수 없는 방대한 스케일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성벽 행렬 그리고 그곳에 줄지어 늘어선 대규모 병력. 푸른 눈의 이방인 윌리엄과 페로에겐 그럼에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으나 그것도 잠시, 60년 만에 나타난 적의 존재는 만리장성을 압도한다.

'월드워 Z' 제작진이 참여해 1,8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그레이트 월'. '월드워 Z'가 좀비떼의 습격을 그렸다면, '그레이트 월'은 좀비보다 더한 괴수들의 등장을 통해 살 떨리는 대결을 보여준다. 60년마다 등장하는 괴수들은 계속해서 그 수를 늘려가고 여왕을 죽이기 전까진 이들의 공격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괴수가 황궁을 점령한다면, 그리고 나아가 대륙을 건넌다면 전세계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과정에서 만리장성에 설치된 다양한 무기 그리고 자신보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먼저 배워온 특수부대의 괴수 소탕 작전은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다. 특히 각종 화약과 성벽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칼날 그리고 궁수와 보병은 물론이고 공중전을 책임지는 여성 전사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이들의 수장 린 메이 사령관(경첨)은 영어를 배워 윌리엄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 탁월한 리더십과 액션을 통해 맷 데이먼에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와 걸크러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경첨이다. 둘 사이의 관계가 백인 남성과 동양인 여성의 멜로가 아닌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 공식처럼 둘 사이에 러브라인 혹은 대미를 장식하는 키스신 등을 기대했다면 꿈 깨시라. 뜨거운 전우애가 더 어울리는 윌리엄과 린 메이이니 말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특수부대를 이끄는 사령관 린 메이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양인 윌리엄에게 인류를 지킨다는 큰 이상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준다. '신뢰'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된 윌리엄의 변화는 '그레이트 월'을 관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괴수를 막아내는 것은 불필요한 희생이 아님을, 인류의 공존을 위한 숭고한 희생임을 강조하는 '그레이트 월'은 동서양의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하나임을 말하고자 한다. 그러면서도 옳고 그르다는 결론은 내지 않는다. 그리고 끝을 향해 달려간다. 1,800억 제작비는 이렇게 써야 한다는 것을, 대륙이 만든 할리우드영화의 물량공세란 이런 것이라 과시하듯 말이다. 곳곳에서 날아오는 화살과 창, 괴수의 습격과 성벽의 위엄 넘치는 높이를 더 황홀하게 느끼고 싶다면 IMAX 3D로 즐기는 것이 좋다. 오는 1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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