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작된 도시' 김상호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조작된 도시' 김상호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조작된 도시’는 왜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김상호에게 독한 악역을 맡겼을까.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제작 티피에스컴퍼니)가 지난 9일 개봉해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기간 흥행 기록을 세웠다. 개봉 전 호불호가 갈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함으로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조작된 도시’다. 그 가운데 악역으로 작품에 활력을 더한 김상호의 열연이 호평 받고 있다. 그렇다면 ‘조작된 도시’는 왜 구수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김상호를 악역으로 캐스팅했을까?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사건 실체를 파헤치는 범죄 액션 영화다. 지창욱이 현실에선 백수이나 게임 상에선 리더로 군림하다 살인자로 몰리는 권유 역, 심은경이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 안재홍이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을 맡았으며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상호가 연기한 마덕수는 마약밀수, 살인교사, 무기밀매 전과의 교도소 내 최고 권력자다. 마덕수(김상호)는 강간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온 권유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들이 받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앙심을 품는다. 약육강식의 세계인 교도소에서 토끼에게 한방 먹은 사자라니. 그 때부터 권유를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 고개를 숙이게 하고야 말겠다는 마덕수의 분노가 불타오르게 된다. 그동안 김상호는 다수의 작품에서 친근하고 구수한 우리네 이웃을 연기했다. 전작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선 오히려 ‘조작된 도시’의 권유처럼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아버지를 연기했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선 주인공과 수십 년 우정을 공유하는 절친한 친구로 분해 훈훈함을 안겼다.

반면 ‘조작된 도시’ 김상호의 반전 캐스팅은 의도된 것이었다. 박광현 감독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김상호가 착한 역할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그에게 악역 마덕수를 맡기겠다고 하자 반대하는 이도 있었다. 그래서 ‘다른 영화에서 김상호의 악마성을 봤다’고 설득했다. 순하게 생긴 사람이 돌변할 때 무섭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광현 감독은 영화 ‘심장이 뛴다’(2011)에서 김상호를 보고 언젠가 이 배우를 꼭 악역으로 캐스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태연하게 딸과 통화를 하고 그러더니 갑자기 장기 밀매를 하러 가는 영화 속 김상호의 모습이 박 감독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조작된 도시’ 캐스팅 단계에서 마덕수 역에 여러 배우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를 받아든 박광현 감독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악역 배우뿐이었다. 그래서 김상호에게 마덕수 역할을 제안 해보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득달같이 달려온 김상호가 한 첫마디가 ‘내가 왜 악역인가. 나는 눈이 착한데?’였다. 그래서 악역을 캐스팅하려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사자였던, 육식동물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누군가 자신의 머리 위에 있었던 적 없었는데, 아무도 자신에겐 반항 않고 눈도 못 마주치는데 갑자기 자신을 들이 받는 양 한 마리를 만난 거라고 말이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게 ‘조작된 도시’에 합류하게 된 김상호. 박광현 감독은 “마덕수가 권유에게 화를 내는 이유가 꼭 있어야 하나? 사실 이유 없이 싫은 사람도 있잖나. 그런 것처럼 마덕수는 교도소 내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권유를 쥐고 흔들려는 거다”며 “김상호가 평소에도 욕을 잘한다.(웃음) 추임새가 욕이다. 그래서 실제 김상호의 모습을 버리지 말고 연기해달라고 했다”고 한없이 자연스러웠던 마덕수가 곧 김상호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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