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재심'이 우여곡절 끝에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지난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모티브다. 사회의 부조리를 담은 의미 있는 행보지만 그만큼 사연도 많았다.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이 비하인드를 밝혔다.

15일 개봉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제작 이디오플랜)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 드라마다.

특히 정우는 '재심'에서 정형화된 변호사의 이미지를 깼다. 단정하고 날이 서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노골적이지만 거칠 것 없이 솔직하다. 진심에 응답할 줄도 안다. 이는 준영 역의 실제 모델인 박준영 변호사에게서 영감을 받은 설정이다. 김태윤 감독은 취재 과정에서 박준영 변호사에게서 받은 인상을 언급했다. 그는 "예를 들어 방송사 기자가 와서 '나랑 같이 해보자'라고 하면 '나 방송 나가는 거야?'라고 응수한다. 그리고 피해자 최 군을 찾아가서 설득을 하더라. 그걸 보고 '가식이 없는 사람이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정우 역시 현장에서 끊임없이 "한 번 더!"를 외쳤다. 박준영 변호사가 되기 위한 완벽주의였다. 하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촬영 중 유리창이 깨지면서 정우를 덮친 것. 이 사고로 정우는 이마와 양손을 다치고 50여 바늘을 꿰몄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태윤 감독은 "아찔했다"라고 회상했다.

"막말로 감독은 죽어도 영화는 나온다. 근데 배우들이 없으면 안 되지 않나. 그런 사고는 나도 처음 당해보는 거였다. 모니터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고 피가 뚝뚝 떨어지더라. 5회차를 찍을 때였는데 '여기서 접어야 하나' 싶었다. 근데 정우가 되게 의연하게 대처하더라. 응급실에 동행하면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 일 이후로 더 돈독해진 것 같다."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영화 '재심' 스틸 / CGV 아트 하우스 제공

아쉽게도 해당 장면은 편집이 됐다고. 김태윤 감독은 "그래서 더 미안하다"라며 "정우에게 편집본을 보여줬더니 이해를 하더라. 내 잘못이지, 뭐"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정우의 부상이 끝이 아니었다. 현우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김해숙 역시 갈비뼈 부상을 입었다. 너무 몰입을 한 탓이다. 김태윤 감독은 "동 사무소에서 항의를 하는 신이었다. 주저앉으시면서 삐끗 하시더라. 감정이 들어가다보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너무 세게 안 하셔도 되는데' 싶었다"라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김태윤 감독은 좋은 배우들을 만난 것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그는 "다들 합이 잘 맞았다. 배우들이 역할에 대한 열의가 생기는 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야 한다. 연기할 맛이 나야 하니까. 자화자찬인가?(웃음) 나로서는 행운이었다. 현장에서 (정우 강하늘과) 형 동생처럼 이야기 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다. 우리도 그랬다. 특히 난 전작 '또 하나의 약속'(2013)이 문제가 많았다. 시나리오만 잘 쓰면 된다는 확신이 있긴 했지만, 주류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합류해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어렵지만 정식으로 투자를 받았고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만났다. 관객들이 귀갓길에 사회에서 소외되고 희생된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그럼 '재심'이 좋은 영화란 뜻 아닐까."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김태윤 감독 / 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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