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관객을 기다리는 세 작품이 리딩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는 대명문화공장 3주년 기념 신규 콘텐츠 개발 지원 프로젝트로 진행된 2017 공연,만나다 '동행'이 펼쳐졌다. 음악극 '구부러져라, 스푼', 뮤지컬 '보이즈 인 더 밴드',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세 작품이 본공연에 앞서 리딩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리딩 공연이란, 본 공연 무대에 작품을 올리기 전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발전 가능성을 가늠하고 작품을 완성도 높게 만드는 단계다. 배우 의상이나 무대 세트는 특별히 준비되지 않는다. 배우들은 대본을 앞에 두고 연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 코미디 음악극 ‘구부러져라, 스푼’

경상남도 김해 어느 시골마을, 외딴 곳에는 음악 다방 '에스퍼'가 자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카페에 모인 사람들은 일상에서는 능력을 감춰야만 하는 초능력자들. 초능력 없는 일반인 신분으로 카페에 입장한 꼬챙이 때문에 카페가 발칵 뒤집어진다. 설상가상으로 초능력자들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 '쇼킹월드'의 AD 진달래까지 카페에 찾아오며 초능력자들의 고군분투 초능력 숨기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자는 진달래의 속 마음을 훔쳐보게 되고, 초능력을 믿는 그녀의 꿈을 지켜주려 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마음 한 켠으로 이런 비현실적인 기적을 믿고 싶어하는 우리 모든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다. 2009년 개봉한 모토히로 카츠유키의 동명 영화로 유명한 ‘구부러져라, 스푼’은 일본 교토를 거점으로 일본각지에서 활약하는 ‘극단 유럽기획’의 우에다 마코토 원작의 작품.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올려진 무대라 그런지 일본 단편 드라마 느낌이 난다. '꿈은 지켜줘야 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는 교훈이 담겨있다. 누군가에게는 참신하고, 또 다른 이에게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소재가 될 수 있는 '초능력'을 중심에 두고 화기애애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로 극을 잘 진행시켰다. 캐릭터 자체가 개성이 강한데,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입혀져 한층 더 매력적인 인물들로 탄생됐다. 하지만 아직 입체적으로 표현되지는 못했다. 리딩 공연임을 감안한다면, 본 공연에서는 채워질 수 있는 부분. 초능력자들의 초능력을 무대에서 어떻게 구연하게 될지 기대된다. 시골이 배경이지만 카페 공간이 너무 따뜻하고 낡은 분위기면 자칫 지루해질 위험이 있어 보인다.

원작 우에다 마코토, 각본/연출 추민주, 작곡 민창홍, 배우 이화룡·송용진·이명행·김희창·이유·안은진·홍승안, 제작 네오프러덕션.

◆ 뮤지컬 ‘보이즈 인 더 밴드’

악명 높은 록스타 대니는 태국의 마약치료소에서 자신의 지난 날을 돌이켜보는 다큐멘터리를 촬영 중이다. 한 시대를 흔들었던 대니와 그의 친구 애쉬의 관계는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끄는 소재.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비춰진 두 소년의 우정이 어디서부터 질투와 애증으로 얼룩졌는지, 밴드 해체의 진실이 무엇인지 대중들은 그 진실이 궁금하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그들의 처음과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불가사의한 존재 데몬은 애쉬와의 관계를 걸고 대니에게 마지막 대결을 제안한다.

1997년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 록밴드 ‘리버틴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 해외 뮤지션의 음악으로 만든 국내 최초의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데뷔앨범부터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스타덤에 오른 리버틴스는 높은 음악성과 스타성으로 영국 록의 자존심을 되찾아준 밴드로 추앙 받지만 인기가 절정에 다다를 때 멤버 칼 바렛과 피트 도허티의 불화로 해체하게 된다. 이 작품의 모든 넘버는 리버틴스의 원곡을 사용한다.

관객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가진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리딩 공연의 한계 속에서도 대니와 애쉬의 애증적 관계는 확실히 드러났고, 스토리 자체는 탄탄하다. 그러나 극의 높낮이가 부족해 루즈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소재와 캐릭터는 충분하다. 드라마적 요소를 잘 활용한다면 조금 더 쫀쫀한 스토리가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배우들 뒤에서 열정적인 연주를 펼친 밴드 덕분에 음악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가가 덕후의 마음으로 열정과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인 만큼 발전된 본 공연을 기대케 한다.

극본 김영·배경희, 한국어가사 김기민·김영주·배경희, 연출 조용신, 음악감독 김예림, 배우 이휘종·김영철·송유택, 밴드 꼬리물기, 제작 리버틴. ◆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좀도둑 아츠야, 쇼타, 코헤이는 오래전부터 인기척이 없던 '나미야 잡화점'에 몰래 숨어든다. 그곳에서 발견한 오랜된 잡지 속 기사에서 인기 절정인 나미야 해결 잡화점을 운영하는 72세 나미야 유지의 인터뷰를 보게된다. 유지는 오래전부터 누군가 고민을 적어 편지를 넣어두면, 다음날 가게 옆 우유함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상담을 해오고 있었다. 유지가 죽고 문을 닫은 가게에 때마침 생선가게 뮤지션의 고민 편지가 오고 셋은 그의 고민에 답을 해주기 시작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힐링과 판타지를 접목시켜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33년만에 부활한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창구에서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고민상담, 위로, 힐링, 공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리딩 공연이라고 말하기에는 풍부한 무대였다. 좀도둑 3인방은 대사를 모두 숙지, 손에서 대본을 내려놓고 본 공연 못지 않은 연기를 펼쳤다. 그 덕분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 설정과 수 없이 등장하는 인물에도 극이 흔들리지 않았다. 본 공연에 올라간다면 무대 세트가 어떻게 변화하며 공간을 만들어 낼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더불어 다수의 등장 인물로 1인 多역이 필수가 될 배우들의 연기 변신을 보는 것도 한 가지 재미가 될 예정.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로 가져왔기에 원작 팬들도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다.

원작 히가시노 게이고, 기획협력 KADOKAWA/NAPPOS UNITED, 각본 나루이 유타카, 번역 이홍이, 연출 박소영, 배우 홍우진·박준후·김대곤·성수연·윤석현·주민진·한보라·최성원·김국희·신윤정, 제작 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