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짐)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장세현이라는 배우는 누군가에게 귀여운 이미지로, 누군가에게는 서늘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의 김우탁, ‘내일도 칸타빌레’에서의 마수민 등의 캐릭터에서는 조금은 허술하고 귀여운 연기를 보여줬고, ‘미세스 캅’에서는 잔혹한 연쇄 살인범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화랑’에서도 악역을 맡아 그동안의 이미지와 또 다른 비열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이지숙 기자
사진=이지숙 기자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에서는 연극배우를 꿈꾸고, 사랑에 열정적이며, 조금은 철없게 느껴질 정도로 순수한 이장수 역할을 맡아 출연 중이다.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차기작에서는 따뜻한 성격을 가진 섬마을 의사 역할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을 보여주며 필모그래피를 채워가는 중. 장세현은 후에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은 배우로서 일견 당연해 보였다.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해두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안 해본 역할이면 연구하면서 잘 해내야겠다는 기대감도 있고, 전에 해봤던 역할과 비슷한 역할이라면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역할을 정해두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놓은 다음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어요”

장세현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파고들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흥미를 느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천생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하나 파는 걸 좋아해요. 오디션 볼 때도 그런 걸 많이 하려고 해요. 제가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림을 그릴 줄 아니까 이걸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저는 ‘화랑’ 오디션 볼 때도 대본에 ‘주령구’(신라시대 놀이용으로 사용한 14면체 주사위)가 나오기에 찾아보니까 도면이 나오더라고요. 그걸 보고 만들어서 오디션 때 대사하면서 사용하고, 감독님께 드리고 싶다고 해서 드렸어요. 원래는 나무 깎아서 만드는 건데, 종이로 만들어서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2차 오디션 때는 제가 이만큼 분석을 했고 시놉시스 외에 내가 이만큼 생각을 했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극 중 역할에 대해 제가 질문을 던진 거죠. 반류 넌 누구야, 한성 넌 누구야, 그렇게 질문을 하고 답을 적었고, 그걸 작성한 종이에 ‘화랑’ 인물들 얼굴을 그려서 코팅해서 드렸더니 좋아하시더라고요. 2차 오디션은 사무실에서 봤는데 거기에 주령구를 안 버리고 갖고 계시더라고요. 감동 받았어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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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전공으로 했다면, 악기는 취미로 다뤘다. 장세현은 대학생 때부터 악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집에서 어머니가 연주하시던 기타를 쳐보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어머니에게 물어보면서 6개월여 동안 기타를 독학했다. 교회에서는 찬양단 베이스를 담당했고, 군악대를 나와서 관악기를 다룰 수 있게 됐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팀파니 연주자 역할을 소화했다. “다른 사람들은 대역이 있었는데 저만 없었어요. 엄청 부담이었어요.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믿고 맡겨주셔서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어요. 그때 엄청 노력을 많이 했죠”라는 설명.

장세현은 이처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배우로서 내실을 다져왔다.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는 “아직도 한참 멀었죠. 이번 드라마 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저는 정말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말이 될 정도예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배울 게 많고 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아요. 보는 시야도 점점 넓어질 테고, 30대에는 좀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모습이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갈 길이 멀죠”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장세현이 꿈꾸는 배우는 어떤 모습일까. 장세현은 롤 모델로 선배 박해일을 꼽았다.

“제가 박해일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작은 역할이지만 최근에 ‘덕혜옹주’를 같이 했어요. 원래도 배우로서 롤 모델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뵈니까 그 마음이 더 커진 거예요. 그래서 롤 모델을 꼽는다면, 박해일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렇고, 얼굴은 순하게 생기셨는데 어떤 작품에서 보면 무섭잖아요. 그런 다양한 표현이 되는 게 멋있어요. 보면서 ‘멋있다,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눈도 처지고 (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콤플렉스였는데, 박해일 선배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닮고 싶었어요. 같이 영화를 찍게 된다고 해서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더 팬이 됐죠. 다음에 뵐 때는 제가 연락드릴 수 있게끔 자신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팬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우실까봐, 좋아하고 롤 모델이라는 말씀을 못 드렸어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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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현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조금씩 더 대중에게 자신을 알려가고 있었다. 캐릭터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했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렇다면 장세현은 대중이 자신을 배우로서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랄까.

“장세현이라는 배우를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도 좋겠지만, 작품 속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이름보다는 역할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본모습은 그냥 동네 사람처럼 편하고 친근하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작품을 보실 때는 그 캐릭터를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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