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지우(20)가 편견으로 상처받은 소녀를 연기한다. 한겨울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녀와 소년의 성장기 '눈발'이다.
영화 '눈발'(감독 조재민/제작 명필름영화학교)에 출연한 지우의 인터뷰가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충무로 모처에서 진행됐다. 오는 3월 1일 개봉하는 작품으로,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로 온 소년 민식(박진영)이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를 만나는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극 중 예주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다. 살인자 누명을 쓴 아버지 때문이다. 그가 화장기 없는 퀭한 얼굴로 내내 등장하는 이유다. 지우는 "정서적으로 무겁고 힘든 역할이다. 준비하면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감독님 등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말했다.
물론 지우의 실제 성격은 예주와는 180도 다르다. 예주는 눈에 설움과 억울함이 배어있지만, 지우는 밝음 그 자체라고. 얼마 전 방송된 MBC '세 가지색 판타지- 우주의 별이'에서 맡은 별이 역과 좀 더 비슷하단다. 환하게 웃는 입매는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가 연상되기도 한다.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그런지 밝고 뛰어다니는 역을 하면 에너지가 많이 생긴다. 예주를 연기할 때 주변에서 '넌 엄청 밝은 아인데 괜찮을까'라고 걱정하더라. 그래서 '눈발'을 준비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안 만나고 어두운 영화들 위주로 봤다. 앤 해서웨이 닮은 꼴이라고? 입이 크다 보니 그런 것 같다.(웃음) 나로선 감사할 따름이다."
'눈발'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연민이다. 민식과 예주의 인연 역시 여기서 시작한다. 하지만 지우에겐 매우 조심스러운 감정이었다고. 그는 "심리학 책에서 읽었는데, 연민은 본인이 그 대상보다 나은 위치에 있기에 느낄 수 있다더라. 머리를 '띵'하고 맞은 느낌이었다. '이게 사실은 무서운 감정이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타인의 편견에서 비롯된 오해는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예주의 불행이 관객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비결이다. 지우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내가 본 예주는 당찬 소녀다. 마녀사냥을 당함에도 믿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지 않나. 물론 그가 처한 환경은 정말 불쌍하고 아프다. 하지만 그 안에서 계속 저항을 한다. 어떻게 보면 씩씩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게 매력적이다. 예주를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내가 되게 쓸데없는 생각이 많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보일까에 신경 썼다. 하지만 요즘엔 달라졌다. 혹여 그런 시선을 받더라도 초연해지는 마음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받아들여야 할 지점은 수용해야겠지. 그래도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나 자신이 힘들지 않을까. '눈발'은 관객들도 이입할 지점이 많은 작품이라 본다. 어쩌면 그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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