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연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해빙' 이수연 감독이 조진웅의 감량에 얽힌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가 겪은 조진웅은 뭘 할지 아는 영리한 배우다.

1일 개봉한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제작 위더스필름)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 승훈(조진웅)을 둘러싼 심리 스릴러 영화다. 특히나 남성적이고 선 굵은 이미지의 조진웅이 예민하고 피폐한 인물로 분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수연 감독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그는 조진웅을 두고 '연기 변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배우들은 한 번도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비슷한 배역을 하더라도 다르게 연기한다. 그런 이들에게 변신이라고 하는 건 실례가 아닐까. 어쩌면 보는 사람들이나 역을 맡기는 이들이 비슷한 것만 요구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대체 어디에서 조진웅의 예민함을 포착했을까. 이수연 감독은 "그런 건 없다. 단지 조진웅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조진웅이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있던 배우는 아니다. 단지 일관된 경향이 있긴 했다. 거기에 반한다는 건 대중의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을 뜻한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닌가. 독이든 성배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진웅과 손을 잡은 건 그가 준비된 배우기이 때문이라고.

"평소 시나리오를 쓰면서 특정 배우를 떠올리지 않는다. 내겐 꼭 함께해야 하는 배우가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배우는 있다.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은 절대 같이 작업할 수 없다. 조진웅은 전혀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소속사에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체중감량에 대해 말하더라.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다."

앞서 조진웅은 승훈 역을 위해 18kg을 감량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프로의식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수연 감독은 "조진웅은 내가 감량하라고 한 걸로 알고 있을 거다. 감량하고 왔는데 '더 하시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해서 맞을 뻔 한 적이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해빙'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빙'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연 감독의 말처럼 '해빙'은 조진웅이 얼마나 승훈 그 자체가 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를 위해 그와 조진웅은 극 중 인물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눠 리딩을 진행했다. '해빙'은 승훈을 중심축으로 정육점 사람들, 병원 식구들, 그의 가족들을 번갈아 가며 비추고 이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병원 그룹, 정육점 그룹, 가족 그룹으로 배우들을 나눴다. 극 중 승훈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조진웅과 나는 둘이서 따로 리딩을 몇 차례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장 갖오한 지점은 승훈이란 인물의 전사다. 시나리오상에 나타나진 않지만, 승훈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해빙'은 이렇게 치열한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스릴러 장르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란 평만큼이나 이수연 감독을 기쁘게 하는 건 조진웅을 향한 호평이다. 그는 "이 시나리오가 세상에 나왔을 때 누구를 떠올릴 순 없었다. 하지만 '해빙'을 보고 나서 '누가 조진웅만큼 할 수 있었을까'란 반응이 나온다면 행복한 일이다"라며 "내가 조진웅이란 배우를 평가하고 싶진 않다. 단지 관객의 선택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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