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한 감독 / 서보형 기자
김봉한 감독 /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김봉한 감독이 '보통사람'에 꾹꾹 눌러 담은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어떤 시절이건 간에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으로 사는 게 가장 힘든 법이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제작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언뜻 보기에 '보통사람'의 출발지점은 풍자다. 인권이 유린당하던 1980년대를 살고 있는 성진과 2017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크게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는 발상이 바탕이다. 시나리오 초안은 1970년대로, 지금보다 훨씬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김봉한 감독은 "평소 나는 굉장히 비정치적인 사람이다. (영화의 주제의식이 강한 건)의도한 건 아니다.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건 건방진 생각이다. 정치적 이야기는 서브 텍스트로 봐달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보통사람'은 완성되지 못한 인생을 사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인 성진의 이야기다. 보통사람으로 사는 게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뜻이랄까.

이는 '보통사람'의 오프닝이 성진의 정신없는 일상인 이유이기도 하다. 밖에서 그는 인정받는 형사다. 범인의 동선을 예측할 만큼 베테랑이다. 잡아오라면 잡아오고, 없는 범인도 만들라면 만든다. 전반부에 등장하는 속옷 차림 범인과 벌이는 성진의 추격전은 웃음을 보장하는 탁월한 활극이다. 그런데 잘 나가는 그가 집에만 돌아오면 어깨가 축 처진다.

영화 '보통사람' 스틸 / 오퍼스 픽쳐스 제공
영화 '보통사람' 스틸 / 오퍼스 픽쳐스 제공

사실 성진에겐 말을 하지 못하는 아내와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있다. 그가 책임져야 할 식솔들이다. 민주주의도 좋고 인권도 좋지만, 그에겐 가족들의 생계가 먼저다. '보통사람'은 그런 성진의 눈에 비친 시대상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안위가 먼저인가 아니면 불합리한 사회에 저항하는 양심이 먼저인가.

김봉한 감독은 "평소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많다"라며 "1980년대에는 이런 세상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럼 이렇게 저렇게 하십시오'라는 뜻은 아니다. 최근 우리가 보통사람들의 힘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나"라며 탄핵 정국을 언급했다.

"다들 어떻게 보실까 걱정이다.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혼날 부분은 혼나고, 칭찬받을 부분은 칭찬받고 싶다. 지금 내 주변에서는 굳이 나쁘게 이야기할만한 사람이 없다.(웃음) 영화란 불특정 다수를 위한 거다. 다만 보시고 나서 막걸리나 소주 한 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신다면 좋을 거 같다."

김봉한 감독 / 서보형 기자
김봉한 감독 / 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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