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지난해 키노33엔터테이먼트 대표 이규창과 결혼한 리사는 지금 즐거운 신혼을 만끽하고 있다. 지나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결혼 후 더 과감한 이미지 변화를 보이고 있다. 9년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더불어 결혼 후 연기자로서 달라지고 있는 점은 무엇일까.
“배우를 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내 역할에 너무 빠지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무대에서는 몰입한 뒤, 집에 와서는 배역이 아닌 리사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다. 배우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전에는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이 어려웠다. 그래서 실생활에서도 그 역할로 있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욕을 많이 쓰는 역할이면 실생활에서도 욕을 했다. 그렇게 하면 무대 위에서는 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으니 편하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건강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고치려 노력했고, 이제는 역할과 현실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됐다. 가끔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역을 사랑하는 배우가 있더라. 다른 작품 시작하면 또 다른 이를 사랑하고. 극과 현실을 혼동하는 것이다. 물론 상대 배우와 진짜 사랑을 한다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위험한 것 같다.”
소극장 무대인 ‘더데빌’ 전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영웅’ 무대에 올랐다. 리사에게는 오랜만인 소극장 연기. 아무래도 느낌이 다를 것 같았다. 대극장과는 어떤 달라진 점이 있는지 물었다.
“소극장에 서는 것이 오랜만이다. 사실 조금 겁도 났다. 대극장은 액션도 크고, 목소리 톤도 커야 하는 반면, 소극장은 정말 디테일 함이 살아있어야 한다. 대극장과 소극장의 연기가 다르다. 관객이 가까이 있으니 오버하면 다 티가 난다. 대극장에 익숙해져 있어서 소극장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매드 그레첸’을 부를 때, 너무 가까우니까 내가 쳐다보면 관객들이 눈을 피한다(웃음). 근데 그게 소극장의 묘미고, 재미다. 본질적으로 크기와 상관없이 무대는 무대다. 소극장의 매력은 거리감이 가까우니 관객들이 조금 더 몰입해 주셔서 봐주시는 것이다.”
서울 공연을 마치고 현재 지방에서 감동을 전하고 있는 뮤지컬 ‘영웅.’ 모든 캐스트와 친해져서 이제는 '가족' 같다고 표현한 리사는 같은 설희 역으로 무대에 섰던 박정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웅’ 팀과는 정말 돈독하다. 특히 박정아가 성격이 정말 좋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좋다고 꼽을 정도다. 뮤지컬 ‘올슉업’(2016)으로 뮤지컬계에 들어와서 ‘영웅’에는 처음 합류했는데 장르가 쉽지 않다 보니 힘들어했다. ‘영웅’이 완전 뮤지컬 스타일 같으면서도 한국성이 묻어나야 하고, 성악적이기도 한데 자기 색깔도 지켜야 한다. 설희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임팩트 강한 역이고 간접적으로 표현되면서 ‘그렇다고 치고’ 연결되는 내용이 많아 배우가 연기를 쥐고 가야 했다. 그런 작업이 힘든 캐릭터다. 처음인데 박정아가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크레용팝 허민진이 연기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 ‘크레용팝에서 뮤지컬을 한다고? 링링이 쉬운 역할이 아닌데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괜한 걱정이었다. 연습도, 관리도 열심히 하더라. 물론 중간중간 컨디션이 나빠지거나 실수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대처 방법도 알려주고 하다 보니 친해졌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리사는 한국어로 연기하며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극복할 수 있던 방법은 속상할 틈도 없이 오로지 연습하는 것뿐이었다고.
“초반에는 '너는 왜 발음이 그따구냐’고 혼났다. 그런 적 많았다. ‘더데빌’ 전에 이지나 연출과 ‘밴디트’ ‘대장금’ ‘헤드윅’ ‘에비타’ ‘광화문연가’까지 연이어서 다섯 작품을 함께했다. 그때 선생님이 하도 욕을 하셔서, 단련이 됐다(웃음). ‘대장금은 한국 이야긴데 미국 애가 와서 뭐라뭐라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던 게 생각난다. 노래할 때 발음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대사 할 때는 더 주눅이 들었던 것도 있다. 지금은 옛날보다 나아졌다. 극복 방법은 연습 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 살았던 곳이 한국이 아니니까. 보통 사람들과 말하는 온도라는 게 있다. 그 온도를 찾는 게 힘들었다. 이지나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다.”
2월 마지막 주에서 3월 초에는 ‘더데빌’과 ‘영웅’ 출연이 겹쳐 매일 공연을 하는 날이 이어졌다. 리사는 "두 작품 다 무거운 곡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하루만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쉼 없이 이어지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쉬는 동안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다. 목이 아플까 봐 그냥 집에서 쉬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맛있는 거 먹으러 근처 나가거나, 기회 되면 운동도 하는데, 특히 요즘에는 괜히 심하게 운동하면 담이 올까 봐 가만히 지낸다. 집에 누워있는 것이 몸 관리다(웃음). 목 디스크가 있어서 자기 전에 허리 피는 운동 정도는 한다. 괜히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쉴수 있는 시간에는 무조건 쉰다.”
(사진=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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