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주종혁은 누구보다 자신이 참여하는 작품에 애정을 보인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비스티’가 호스트바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작품이기에 누군가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한 선배에게는 ‘비스티 그거 호스트 얘기잖아. 휴지도 막 뽑고 그래?’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기분 나쁜 것은 물론 자존심도 상했다. 단편적으로 보이는 면은 호스트 클럽이 크지만, 내용 자체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성에서 부각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비스티’ 초연과 트라이아웃에 모두 참여했던 주종혁은 작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도 제안하고,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다.

“현재 ‘비스티’는 굉장히 좋아진 것 같다. 다음 시즌 다른 배우들이 하더라도 잘 따라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만큼 탄탄하다. 트라이아웃과 초연 공연을 거치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지’ 생각했던 부분들을 무대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주종혁은 함께 무대에 서는 배우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의 스타일에 따라 연기를 바꾸기도 한다. 특히 ‘비스티’에서 긴밀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마담 역의 김종구와 정동화와는 더욱 그렇다.

“김종구 형이랑 초반에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종구 형은 대본대로 하는 게 거의 없다. 감정을 따라가는 스타일이고, 대본에 없는 것들이 많아 재미있다. 매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종구 형과는 마담과 에이스의 관계가 잘 드러난다 행동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다. 형한테 ‘그런 디테일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동화는 워낙 친한 친구다. 종구 형이랑 색깔이 다른 마담이다. 비주얼 적으로 가진 여리함으로 선수 출신의 마담 같은 이미지를 준다. 트라이아웃 때, 동화와 함께 무대에 많이 올라서 케미가 좋을 거라고 안심했다. 어떻게 애드리브를 보여줄까 정도 연습하고 들어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그날 ‘좋았다’고 말하면서도 서로 ‘더 분발해볼까’ 생각하게 됐다.”

누구와 연기하느냐에 따라 대사도 바뀌고 날마다 공연의 재미 요소가 다르다는 주종혁은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아니겠냐”며 공연의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른 배우와의 합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것에도 세밀하게 준비한다. ‘비스티’에는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선수 초이스 시간이 있다. 강민혁 역의 배우가 선수를 한 명씩 소개한 뒤 무작위로 고른 관객에게 다가가 선택하게 만든다. 선택된 선수는 테이블 위에서 춤추며 노래할 수 있는 영광을 얻는다.

“원래 내 노래였는데, 초이스 된 사람이 부르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초이스가 사실 별거 아니다. 지나가는 장면 중 하나인데, 우리들끼리 초이스 되면 뒤에서 ‘초이스 됐어!’하며 좋아하고 힘이 들어간다. 그게 뭐라고 목숨을 걸고 있다(웃음).”

초연 당시 높은 비율로 선택되었던 주종혁이지만, 지금은 지명 확률이 비슷하다. 지명 선택을 위한 소개를 할 때, 주종혁은 자신을 설명하는 말을 끊고 “지명 손님이 와 있다”면서 무대 앞쪽에 앉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에이스임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연 때도 ‘내 설명은 됐어요’라는 분위기를 풍겼는데, 그래놓고 에이스가 선택되지 않으면 분위기가 이상해졌다(웃음). 앞에 관객과는 특별한 얘기는 나누지 않는다. 몇 마디 말하고 저쪽 재미있는 것 같으니 같이 보자고 한다. 신스틸을 하면 안 되니까 조명도 꺼달라고 했다. 노력하지 않아도 선발되는 에이스의 면모를 부각시키려고 했던 부분이다.”

‘비스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누나송’이다. 극 초반 분위기를 진짜 호스트바처럼 보이기 위한 이 넘버는 배우들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제는 배우 포스를 풍기는 주종혁에게서 옛 라이언 시절의 아이돌 매력을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현재 커튼콜이 ‘지워질 것들’인데 예전에는 ‘누나송’이었다. 실컷 열연한 뒤, ‘누나송’을 부르면 그것 밖에 남지 않는다. 마지막에 눈물 콧물 다 짜고 ‘누나~누나~’ 하면 극이 안 산다. 그런데 임팩트가 강하긴 하더라. 지인들이 공연을 보고 난 뒤, 자기한테도 일대일로 해달라고 하더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더 아련하고 여운을 줄 수 있어서 좋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물론이고 캐릭터의 성격과 개성까지 두루 생각하는 배우 주종혁이 앞으로 해보고 싶은, 욕심나는 역할은 무엇일까.

“’비스티’를 다시 한번 한다면 마담을 해보고 싶다. 내가 아이디어 뱅크다. 재미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변 배우들과도 나눈다. 물론 종구형과 동화에게도 ‘이렇게 해보는 거 어때’하면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마담은 나중에 해보려고 큰 캐릭터 설정을 하나 남겨둔 것이 있다. 대표님께도 이미 말해놨다(웃음). 내가 원래 공연을 보면서 ‘이거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지 않았다. 아직 그럴 욕심을 낼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그런 마음이 생긴다. 최근 좋은 연극을 봤는데 해보고 싶더라. ‘내가 할 수 있겠다, 없겠다’라는 판단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역할은 모든 해보고 싶다. 공연을 죽을 때까지, 산소 호흡기 차기 전까지 할 것이다.”

(사진 제공=네오 프러덕션, 주종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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