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남자들의 세계를 다룬 장르의 대명사 느와르. 피 튀기는 잔혹함 역시 필수 요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랑(?)은 피어난다. '불한당'이 멜로에 버금가는 절절한 男-男 케미를 준비했다.
17일 개봉하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감독 변성현/제작 J엔터테인먼트, 폴룩스(주)바른손)은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액션드라마다.
느와르는 한국 관객에게 가장 친숙한 장르 중 하나다. 한 해에도 수 편이 제작된다. 가장 흥행 타율이 높은 장르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피로도가 높다는 뜻도 된다. 하도 많이 보다 보니 기시감이 심하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범죄 액션물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설경구와 임시완이 주연으로 나선 '불한당'이다.
'불한당' 측 역시 느와르 장르에 대한 관객의 피로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연출자 변성현 감독은 시사회에서 "남성 투톱 범죄 영화들이 굉장히 많다"라고 운을 뗐다. 그렇다면 그는 왜 레드오션에 뛰어든 걸까. 차별화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무기는 스타일이다. '불한당'은 때깔이 남다른 영화다. 화려하고 쨍한 색감은 칙칙했던 기존 느와르와는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 코믹북을 보는 듯한 구성과 앵글이 눈에 띈다. 이는 19금 딱지를 붙인 만화책을 넘기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연출 의도가 담겨있다. 변성현 감독 역시 미장센에 공을 들은 의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스타일로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 번째 강점으로는 설경구와 임시완의 케미스트리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불한당'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고 애정을 갈구한다. 현수의 대사 중 아예 "나 못 믿어요?"가 있을 정도다. 징글징글하게 치고받고 화해하는 모양새를 보자면 사랑과 전쟁이 따로 없다. 시커먼 남자들의 느와르 치고는 상당히 끈적하다.
심지어 변성현 감독은 "나는 이 영화를 계속 멜로라고 이야기했었다. 이걸 쓰면서 계속 로미오와 줄리엣도 떠올렸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는 '불한당'이 기본적으로 두 남자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서로 믿는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그렇다면 이를 연기한 배우들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설경구는 극 중 임시완과의 관계에 대해 "동성애는 아니지만 사랑인 것 같다. 브로맨스를 넘은 강한 관계다"고 정의했다. 이와 함께 "임시완을 사랑했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임시완은 "설경구는 사랑이었고, 나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라고 했다.
파국으로 가는 두 남자의 믿음과 배신을 다룬 '불한당'은 이미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눈이 즐거운 미장센만큼이나 절절한 두 남자의 사랑과 전쟁이 국내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