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운 액션 더 써먹을 기회 있었으면..”
태권도, 합기도 유단자인 배우 김옥빈에게 반가운 제안이 들어왔다. 바로 여성 원톱 주연의 액션 영화 ‘악녀’ 출연 제의였다. 충무로에서는 여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나리오는 거의 볼 수 없는데, 여성 원톱 주연의 액션이라니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옥빈 역시 꿈같았다고 털어놓으며 특유의 시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요즘 영화판에서 여성 역할이 축소된 상태라 믿기지가 않더라. 너무 좋았다. 이 순간을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쓸 수 있는 재능인데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 이제야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을 했다.”
김옥빈은 극중 살인병기로 길러져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는 최정예 킬러 ‘숙희’ 역을 맡았다. 이에 김옥빈은 이번 작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닌다. 장검, 단도부터 권총, 기관총, 저격총, 도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기들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냈다.
“어릴 때 임청하를 진짜 좋아했다. 홍콩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 칼싸움하는 걸 좋아했는데 한국 영화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많이 실현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감독님께서도 그동안 갖고 있던 로망을 나를 통해 대리만족하신 것 같다. (웃음) 여자가 도끼 들고 하는 액션은 처음 봐서 괴기하기도 하고 재밌더라.”
이어 “정말 힘들었다. 액션 합이 정말 많았다. 신들이 많아 각기 다른 스타일을 배워야 했다. 특히 배우들끼리 액션을 할 때는 다치면 안 되니 더 긴장이 됐다. 반 미쳐 있었다. 뭔가 새로운 합이 주어지면 설레기도 하고, 재밌었다. 반면 위험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깐, 안전 불감증처럼 위험한 줄을 모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옥빈이 분한 ‘숙희’는 본성이 ‘악녀’라기보다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녀’가 되어가는 인물이다. 겉은 강하지만, 마음은 여린 느낌이다. 양면성을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사람들을 잔인하게 어마무시하게 죽이는 여자가 맑은 감성을 지닐 수 있을까 매칭이 안 되더라. 관객분들이 보고 몰입이 안 될까봐 우려됐다. 다른 여성 액션 레퍼런스를 다 찾아보고 현실 베이스에서 판타지로 끌어올렸다. 어차피 허구라 리얼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김옥빈은 모성애 부분은 많이 놓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성이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 감이 없으니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아이는 다 놓치고, ‘중상’(신하균 분)과 ‘현수’(성준 분)의 관계에 몰입했다. 아이와의 첫 촬영 후 놓친 감정을 깨닫고 뒤늦게나마 주변 언니들한테 조언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김옥빈은 앞으로도 액션에 계속 도전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지난해 7월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받고, 10월 촬영에 들어갔다. 3개월 반이나 훈련하지 않았나. 썩히는 게 아까우니 더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액션 작품 여러 개 들어오기를 바란다. 써주기만 한다면 삭발까지도 할 수 있다. 하하.”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