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두려움이 ‘그것’으로 나타난다면.
영화 ‘그것’은 이 섬뜩한 발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종이배를 들고 나갔다가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선 형과 친구들 앞에 ‘그것’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형과 우애가 좋은 동생이 갑작스레 사라지기 직전 춤추는 광대 ‘페니와이즈’가 모습을 나타내고, ‘페니와이즈’는 동생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다가 금세 정색하며 표정이 달라지는 모습으로 오싹함을 자아내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그것’은 원작의 50년대가 아닌 80년대를 배경으로 삼아 주인공인 루저 클럽 멤버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오랜 시간 공포의 상징인 삐에로라는 존재를 내세워 ‘그것’이 공포 영화로 분류되긴 하지만, 단순한 공포 영화는 아니다. 성장으로 인한 묵직한 울림이 있다.
성장 역시 두려움 못지않게 중요한 소재인 만큼 ‘그것’에서는 자신을 루저 클럽이라고 부르는 학생들이 극을 함께 이끌어나간다. 이들은 학교의 문제아들은 물론, ‘그것’에게조차 맞설 용기가 없다. 하지만 같이 있을 때는 우정에서 비롯되는 특별한 힘이 생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제격인 아이들이다. 또 풋풋한 첫사랑의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에 이들이 뭉쳐 다닐 때마다 그 나이대라서 가능한 생각과 상황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동시에 왕따, 학교폭력, 비정상적인 부모 등 현실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 역시 다뤄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현재 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종사건부터 과거 사망사건까지 추리해나가는 즐거움도 있다.
특히 공포라는 심리의 주축 ‘페니와이즈’는 큰 머리, 날카로운 치아 등의 특징을 갖고 있어 그가 춤을 추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는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독특한 목소리와 광기 어린 웃음소리는 소름 돋게 만든다. 더욱이 이를 연기한 배우 빌 스카스가드의 캐스팅이 ‘그것’의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신체, 태도, 표정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페니와이즈’의 등장을 알리는 빨간 풍선이 나타날 때마다 숨이 멎는 듯하다. 무엇보다 루저 클럽 멤버들이 각기 어떤 두려움을 마음에 안고 있는지 앞서 친절하게 설명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그것’이 나올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뿐만 아니라 무음에 가까운 장면이 많아 갑자기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측하지 못하도록 음향을 최소화했고, 또 필요할 때는 강하게 들어옴으로써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니 조금이라도 방심할 수 없다.
이처럼 ‘그것’은 공포부터 감동까지 어린 시절 품었던 감정을 다시 체험할 수 있다. 공포 영화임에도 불구 동시에 친구들과의 끈끈한 관계로 뭉클함까지 느껴진다. 루저가 아닌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 마지막까지 울려 퍼지는 ‘페니와이즈’의 괴기한 웃음소리는 심장을 꽉 조인다. 개봉은 오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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