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여배우B가 편지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2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변호사회 광화문 조영래홀에서는 남배우A 성폭력사건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지난 2015년 4월, 남배우 A가 영화 촬영 중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배우 B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남배우 A에 대한 강제추행치상 혐의 1심 재판이 진행됐고, 검찰은 남배우 A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허나 지난 13일 진행된 항소심에서 원심이 뒤집어지며 법원은 남배우 A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주문했다.
이날 조인섭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문에 대해 “1심 판결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설사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로 인한 행위로서 형법 제 20조에 의하여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1심 판결의 경우 감독의 지시가 있었던 것인 양 판단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2심 판결에 대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며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조인섭 변호사는 영화촬영장에서의 성추행 등의 2심 판결문에 대해 이야기하며 “성추행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의 진술이 주요부분에 있어서 일관된 이상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 대법원 판례의 기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판결문”이며 “영화촬영장에서의 연기 등으로 인한 추행에 대한 판단기준을 마련한 판결”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연기로 인한 우발적 행위라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이 인정된다는 것이며 영화 촬영장에서의 성범죄에 대한 기준을 어느 정도 세워주고 있다. 다만 강제추행이 인정되고 무고의 죄책까지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형량이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온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 정다솔 찍는페미 공동대표,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소장이 참석해 연대발언 시간을 가졌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는 “가해자 측에서 법원에 제출한 메이킹 영상 모음과 실제 촬영영상 등을 분석하고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며 “사건이 일어난 13번 씬에서 중요하게 표현되는 부분은 성적인 노출이 아니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는 인물의 모습이다”고 말했다.
또한 “상반신, 얼굴 위주의 촬영이라 하반신이 직접 찍히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벽을 바라보고 서있고 가해자가 등 뒤에 있는 상황에서 접촉이 없었다면 물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피해자의 움직임과 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팔을 내려 하반신을 방어하는 것을 보아 아무런 접촉이 없었거나 어쩔 수 없이 스치기만 했다는 가해자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대책위로 참여하면서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은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했다”며 “그래서 먼저 스태프들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그런데 연락이 닿은 스태프들은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하였고 가해자의 억울한 측면을 주요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이에 안 위원장은 “심지어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촬영현장에 있었던 스태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제추행은 일어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이런 사태가 “촬영현장을 함께 하고 있음에도 배우의 일을 모르고 있으며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렇기에 “이제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실현이 되려면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계 내 성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오해를 벗고 일단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 성폭력이 사라지는 것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본 사건의 피고인은 오랜 경력의 연기 전문가이다”며 순간적, 우발적 흥분 상태가 되더라도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제어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볼 때 본 사유는 양형상 감형의 요소에서 배제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상임대표는 ”본 사건은 앞으로 연기를 시작하는 그리고 배우 활동 중에 있지만 부당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연기생활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 하에 참아왔던 많은 분들에게 용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 여배우 B가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배우 B의 편지를 대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편지에서 여배우 B의 대독자는 “피해자 분이 직접 발언하고픈 생각이 있었지만 편지를 보내왔다”고 말하며 편지를 읽어나갔다. 여배우 A는 “(이 사건을 통해) 각종 영화계 내 폭력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가십으로 소비되지 않고 연기자들이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성폭력에 노출되고 있는지를 알아주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여배우B는 “자극적인 의혹들은 허위 사실이다. 허위 사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피고인이 신상 공개 후 500건이 넘는 기사를 통해 입장을 내고 있는 것에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또한 “저는 연기경력 15년의 연기자입니다.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으며 현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연기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성폭행 당시 패닉에 빠져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서야 왜 성폭력 피해자들이 왜 신고를 망설이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여배우 B는 “연기경력 20년 이상인 피고자는 동의 없이 제 상의를 찢으며 상하체에 대한 추행을 저질렀다. 상대 배우와 충분히 논의하고 동의를 얻는 것이 합의라고 알고 있다. 저는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연기를 빙자한 추행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것이 옹호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여배우 B는 “저는 유명하지 않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나갔다. 비교적 평탄하고 행복한 만족할 만한 생활을 이루고 있었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를 신고할 만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작 기분 따위가 연기자로서의 제 경력, 강사로서의 제 명예를 미룰 수 있었겠습니까”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배우 B는 “10월 13일의 금요일.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범죄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들었다. 30개월 만이었다”며 “성폭력 피해자였으니 연기 활동에 장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이면서 연기를 피하지 않는 것이 제 방식이 될 것이다. 투사가 되기에는 자질 능력도 부족하다. 제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싸우고 연대하려고 한다. 숨을 고르며 말하기를 시작하겠다. 차분하게 제가 할 수 있는 말부터 하겠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앞서 배우 조덕제는 항소심 이후 스스로 남배우 A라고 밝히며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감독의 지시와 시나리오, 콘티에 맞는 수준에서 연기했으며 이를 입증할 시나리오, 콘티 등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옷을 찢는 장면 역시 사전 합의된 것이었으며 이는 메이킹 화면에도 설명을 하는 부분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바지에 손을 넣은 것에 대해서는 ‘절대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었다.
한편 조덕제와 여배우 B 간의 ‘성추행 사건 논란’은 검찰과 조덕제 측 모두 항소심 이후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며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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