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원탑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원호 PD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박해수를 주연으로 내세웠을 때는 많은 물음표가 붙었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박해수는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지난 22일 오후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이 첫방송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그린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신원호 PD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의문점이 있었다. 박해수가 타이틀롤 가장 첫 번째에 이름을 올린 부분이었다. 박해수는 드라마 ‘무신’,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 ‘마스터’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한 인지도는 생각보다 낮았다. ‘응답하라’ 시리즈도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기는 했지만 박해수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 했던 상황.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캐스팅 기준은 일관되게 갖고 있다. 만들어 놓은 캐릭터에 부합하는 외형, 연기력, 인성을 가지고 있는 자다. 박해수는 작가들이 추천한 배우로, 김제혁이라는 인물에 어울릴 것 같았다”며 “김제혁이 감옥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으로 드라마가 시작해 끝나기 때문에 드라마 상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크다 원탑물이라고 불려도 상관없을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이끌어 가야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박해수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첫방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특급 마무리투수 김제혁으로 등장했다. 김제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 한국시리즈 2년 연속 MVP, 골든글러브 3연패, 세이브왕, 방어율왕 등 대한민국 세이브 기록을 죄다 보유한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여동생을 성폭행한 범인을 잡던 중 시비에 휘말리면서 재판을 받게 됐고,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으면서 유니폼이 아닌 죄수복을 입게 됐다.

김제혁은 유니폼이 아닌, 죄수복, 스파이크가 아닌 고무신, ‘김제혁’이라는 환호 대신 죄수 번호로 불리게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대한민국 특급 마무리 투수는 서부구치소 안에는 없었다. 오직 죄수번호로만 불리게 된 가운데 박해수는 그런 김제혁의 심리 변화를 표정과 담담한 말투로만 풀어냈다.

담담한 표정과 씁쓸한 말투는 낯선 상황과 마주한 김제혁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딱이었다. 특히 박해수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절제된 표정과 행동만으로 김제혁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상황에 따라 들어간 유머러스한 부분을 맛깔나게 살려냈다.

인지도가 낮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신원호 PD의 안목은 이번에도 통했다. 박해수는 자신을 왜 선택했는지에 대해 연기적인 부분으로 이를 증명해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박해수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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