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배우 오정환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큰 의미로 남아있다.
영화감독 지망생.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지고 오래된 연인 예원(고원희 분)과의 사이도 점점 소원해질 뿐이다. 이때 아버지 모금산(기주봉 분)은 대뜸 그를 고향으로 불러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던져주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으라고 이야기한다. 소원했던 아버지와의 관계,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탁에 인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속 스데반의 이야기다. 무뚝뚝하고 심하게 말하자면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는 스데반. 이 인물을 연기한 오정환은 영화 속 연기한 스데반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자신을 지울 만큼 배역에 최대한 빠져들었다는 이야기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배우 오정환은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와 그 속 자신이 맡은 배역인 스데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오정환은 극 중 스데반에 대해 “제 기준으로는 흔한 한국의 아들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정환은 “아버지와 대화도 많이 나누지 못하고, 싹싹하지 못하고, 무뚝뚝한 한국의 아들들 같은 느낌이 강하다”며 “이 부분이 저와 닮아있는 모습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스데반과 자신의 연결고리에 대해 말했다. 또한 오정환은 극중 스데반의 아버지 모금산과 자신의 아버지가 닮아있던 모습까지 이야기했다.
“저희 아버지도 모금산이랑 비슷한 게 묵묵하게 반대하지 않으시고 제가 연기를 하시는 걸 지켜봐 주신다. 언제 어떻게 될지 세세하게 물어보시거나 어떻게 하고 있니 간섭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봐주신다. 마음으로는 응원을 하시는데 모금산처럼 적극적으로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묵묵하게 바라봐 주시고 방패막으로 존재해주시고 싶은 신 것 같다. 그게 어떻게 보면 버팀목이 되어 주신 것 같다. 영화보시고도 잘 만들었다 하시고 마시더라. 하하.”
그렇게 자신의 모습과 어느 부분 닮아있는 스데반의 매력에 이끌렸던 배우 오정환. 과연 그가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에 이끌렸던 또 다른 점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오정환은 “첫째로는 시나리오가 되게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시놉시스였다. 시놉시스를 놓고 보면 너무 흔하고 별게 아닌데 시나리오를 보면 극 중에 단편영화가 나오고 무성영화가 나온다. 사실 독립영화에서 영화감독, 아버지, 오래된 연인 이런 설정이 참 흔하다. 근데 이 시나리오는 많이 본 느낌이 안 나고 이거를 어떻게 이렇게 풀 수 있을까 싶었다. 후반부에 나오는 무성영화도 너무 궁금했고 이 이야기 자체가 입체적이어서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거기에 나올 수 있다면 영광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오정환은 영화의 연출을 맡은 임대형 감독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이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를 선택하게 된 중요한 계기라고 이야기했다. 오정환은 “감독님의 '만일의 세계'라는 단편을 정말 좋아한다. 그 영화 속 만일의 역할이 너무 매력적이었다”며 “저런 역할을 언제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이어 오정환은 “특히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한방이 너무 매력적이었다”며 “같이 있으면 진짜 감독님은 되게 많이 배우게 된다”고 임대형 감독에 대해 얘기했다. 덧붙여 그는 “감독님이 또 엄청난 영화광이시다. 엄청나게 보시고 그걸 흡수해서 배출하시는 분이셨다. 그런 면에 있어서도 부럽기도 하고 존경하는 감독님이다”라고 말하기도.
그렇게 함께 하게 된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이 작품에서 오정환은 대선배인 배우 기주봉을 만나게 됐다. 오정환은 기주봉과 함께 연기를 하게 된 것이 “정말 큰 자산이었다”고 얘기하며 자신에게 있어 배우 기주봉과의 연기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기주봉 선생님은 대학로가 생겨날 때부터 그곳에 발을 디딘 분이시다. 주변의 증언에 따라서 생각을 해보면 참 선생님의 열정이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지금까지 연기를 하게 하셨고, 또 대학로가 이렇게 번창하는 모습들을 보셨을 거다. 산증인 같으셨다. 어떻게 보면 내가 10년, 20년 이 길을 걸을 수 있으면 저 어딘가에 도달해있겠구나 생각도 많이 했다.”
이어 오정환은 “배우가 특별한 자격증이 있다든가 루트가 있는 게 아니다”며 “너무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다양한 작품들을 연기한다. 그렇기에 2,30대 배우들한테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하고 어디로 가야하는 지에 대한 청사진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게 선배님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오정환은 그런 기주봉과 함께 연기하며 “연기적인 걸 넘어서 배우로서의 삶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기에는 어떻게든 내가 묻어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 나를 깨끗하고 순수하게 유지를 해야겠구나를 많이 느꼈다. 선생님께서 또 몸소 그 모든 걸 시연해 보이셨다. 관습적이거나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들이 너무나 존경스러웠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의미가 단순히 나이가 많은 것을 떠나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컸기에 선생님이라 호칭한다는 느낌이 컸다.”
임대형 감독 그리고 배우 기주봉.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배우 오정환에게 두 분의 스승과도 같은 인물들에게 배움을 얻게 된 작품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래서였을까. 오정환은 극 중 스데반을 연기하며 전혀 그의 실제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할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보인다.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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