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이현주 감독의 동성 감독에 대한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7일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은 헤럴드POP에 이현주 감독의 동성 감독 성폭행 논란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차원에서 진상 조사팀을 꾸렸다. 내부 위원과 외부 위원을 포함한 진상 조사팀이 1~2주 내에 조사를 끝내고 진상을 밝혀낼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덧붙여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은 “이미 판결이 난 정황에 대한 진상 조사가 아닌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의혹과 재발 대책에 대한 진상 조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5년 4월 9일. 피해자 측에 따르면 당시 이현주 감독은 술에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동료 동성 감독인 피해자 B씨를 상대로 간음을 했고, 이에 피해자 B씨는 한달이 지난 5월 19일 이현주 감독을 준유사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이현주 감독에 대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했다. 이후 이현주 감독은 해당 판결에 항소를 진행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이현주 감독의 항소를 기각했고, 3심 판결인 대법원 판결에서 재판부는 이현주 감독에 대해 원심을 확정했다.
그동안 이현주 감독은 (사)여성영화인모임에서 주최하는 여성영화인 축제에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과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에 피해자 B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etoo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을 게시하며 “재판 기간 동안 가해자는 본인이 만든 영화와 관련한 홍보활동 및 GV, 각종 대외 행사,영화제 등에 모두 참석했다. 올해의 여성영화인 상까지 받은 가해자의 행보는 나에게 놀라움을 넘어 인간이란 종에 대한 씁쓸함마저 들게 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B씨는 “학교 교수가 가해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는 수차례 나를 불러 고소를 취하하라고 종용했다”고 말하며 해당사건 은폐에 교수 측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 또한 제기했다.
피해자 B씨의 남자친구인 C씨 역시 이후 팔을 걷고 나섰다. C씨는 지난 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B씨의 글과 함께 사건에 대한 개요를 담은 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C씨는 이후 헤럴드POP에 해당 사건을 공론화한 이유에 대해 “힘들게 2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왔으나, 반성 없이 활개하며 여성인권의 아이콘처럼 비쳐지는 기만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라며 “모쪼록 본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알려져 여성 간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환기가 이루어지기를 간곡하게 기원합니다”고 밝혔다.
이에 그동안 영화감독 A씨라고 지칭됐던 이현주 감독이 직접 실명을 드러내며 입장을 밝히기까지 이르렀다. 이현주 감독은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습니다”라며 “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현주 감독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제 주장은 전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라며 여전히 자신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러한 이현주 감독의 입장이 나오자 곧바로 피해자 B씨 역시 반박의 입장을 냈다. B씨는 “이쯤 되니 가해자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원해놓고 뒤통수친다고 믿고 있는 거로 보인다”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이현주 감독에 대해 당시 사건을 서술하며 비판했다. 또한 B씨는 입장 후문에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 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 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며 이현주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남겼다.
이러한 상황 중 스스로 이현주 감독의 연출작 ‘연애담’의 촬영 스태프로 참여했다고 밝힌 D씨가 ‘연애담’ 촬영장 상황과 함께 이현주 감독에 대한 내용을 SNS에 게시하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D씨는 해당 글을 통해 “제 3자의 입장으로 영화 현장에서와 재판 과정을 모두 지켜본 바, 한 사람을 매도 할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공시하며 “‘연애담’ 촬영 당시 (이현주 감독이) 연출부들에게 폭력적인 언어와 질타를 넘어선 비상식적인 행동들로 인하여 몇몇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있지 못하였습니다”라고 당시 현장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이어 D씨는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부터 촬영까지 몇 차례의 재판이 있었습니다”라며 “재판이 진행 될수록 사건의 전말과는 상관없이 무게중심이 이상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 하였습니다. 이현주 감독은 자신이 여성 성소수자임을 권리삼아 피해자를 매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이전 작업물들에 동성애적 성향이 있음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며, 피해자의 연인관계에 대한 의심을 논하기도 하였습니다. 폭력은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폭력으로 피해자를 압박함을 지켜보았습니다”라고 당시 현장에서 이현주 감독의 태도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한편, (사)여성영화인모임은 해당 혐의와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에 대해 수상했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박탈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 5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사회는 이 사건이 (사)여성영화인모임의 설립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A(이현주 감독)씨의 수상 취소를 결정하였습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진상조사 진행과 관련 스태프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사건은 과연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사건과 관련된 정황들이 더 드러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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