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즐' 포스터
영화 '퍼즐'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흡인력 있는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관객을 극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찬란한 성공’과 ‘행복한 가정’. 이 모든 걸 가진 남자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다 무너지는 순간에서 남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화 ‘퍼즐’은 성급하게 무너져가는 모든 순간들에서 선택의 연속을 달리는 남자 도준(지승현 분)의 모습을 그린다. 치열하며 때로는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도준은 과연, 이 조각난 일상을 다시 맞춰나갈 수 있을까. 끊임없이 이러한 의문을 던져가며 ‘퍼즐’은 힘 있게 서사를 이끌어나간다.

도준이라는 인물을 표현할 때 가장 적확한 표현은 ‘절제’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성공을 누리지만 그는 쉽게 자신의 일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회사의 여직원이 유혹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고, 담배를 끊기 위해 금연초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그렇다. 허나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은 언제나 그렇듯 단 한 번의 실수 때문이다. 도준에게 그 실수를 마련하는 계기는 묘령의 여인 세련(이세미 분)과의 만남을 통해서다.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유혹에 도준은 “아내와 닮았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넘어가 버린다.

영화 '퍼즐' 스틸
영화 '퍼즐' 스틸

단 한 번의 실수 이후 도준의 삶은 차츰 무너져 내린다. 사건을 막으려 할수록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고 그 과정에서 믿었던 인물들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그간 선보여졌던 스릴러 장르들의 사건구성과 별반 차별성을 두지 않는다. 허나 끈질긴 추격의 과정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들은 영화 속에 관객을 빨려들게 만든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영화 ‘아웃도어 비긴즈’를 통해 B급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였던 임진승 감독의 연출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허나 뛰어난 연출 감각에도 불구하고 ‘퍼즐’은 다소 몇몇 장면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특히 서사의 밀도가 다소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 크다. 그렇기에 사건과 사건 사이를 설명조의 대사가 채우게 되고, 이는 영화 중간마다 분위기를 다소 다운시키는 경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후반부에서 사건의 변환이 일어나는 지점은 허무함을 주기도 한다. 빠르고 경쾌한 진행을 이어오던 영화의 전, 중반부이기에 이러한 점은 아쉬움을 만들 수밖에 없다.

영화 '퍼즐' 스틸
영화 '퍼즐' 스틸

그렇지만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이 지점들을 보완해낸다. 극 중 세련과 도준의 아내로 1인 2역을 연기한 이세미는 상이한 배역들의 특징들을 차별성 있게 그려내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다. 도준의 친구 역을 맡은 강기영 역시 전작과 차별화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흥미를 돋운다. 가장 빛이 나는 배우는 역시 지승현이다.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도준 역의 지승현은 ‘퍼즐’을 통해 기갈나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 자리를 꿰차게 된 지승현은 절제력이 강한 남자가 찬찬히 무너져 내리는 감정선을 잘 지켜내며, 극의 중심을 확고하게 잡아낸다. 또한 액션 장면에서도 전작에서 다져온 액션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해내며 관객들을 극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처럼 지승현은 섬세하고 강렬한 모습을 한 작품 속에 모두 담아내며 장편 첫 주연의 부담감을 모두 떨쳐내 버린다.

“작품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영화가 가지고 있는 색채를 더 내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임진승 감독. 그는 ‘퍼즐’을 통해서 저예산 영화임에도 풍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인다. 비록 전작에 비해 B급 정서가 많이 묻어나오지는 않지만 임진승 감독은 ‘퍼즐’을 통해서 자신의 확고한 연출 방향을 내보이며, 앞으로의 연출작에 대한 기대심을 더욱 높인다. 지난 2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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