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두려움을 당당하게 마주하고 있나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 던지는 질문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던 어느 겨울 날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레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경유’(이진욱) 그리고 그런 ‘경유’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고현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이 영화의 제목을 통해 ‘여름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관용구가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 이광국 감독은 해당 관용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의 경험과 접목시켰다.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두려움 때문에 비겁하게 도망친 일을 떠올린 것이다.
겨울 촬영을 목표로 삼으면서 여름손님을 겨울손님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배경도 자연스레 겨울로 바뀌었다. 어느 겨울날 호랑이 한 마리가 동물원에서 탈출을 하게 되고, ‘경유’라는 한 남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버림 받는 모습을 보여주며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다.
‘경유’는 소설가의 꿈을 접고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경유’가 대리운전 아르바이트 도중 만난 다양한 손님들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통해 씁쓸함을 안겨준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갑질을 비꼬는 것처럼 보여도 들여다보면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을 피하기만 하는 ‘경유’의 방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경유’가 이름대로 ‘경유’해가는 여정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하며 자신을 투영하게끔 이끈다.
그렇다고 단순히 여정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두려움 앞에서 자유롭진 못하겠지만, 피하지 않고 당당히 대면할 수 있는 희망을 전하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호랑이를 활용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어려울 수 있는 주제가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이진욱과 고현정은 두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경유’와 ‘유정’의 난감한 순간이 실감나게 느껴지도록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진욱은 하는 일마다 안 풀리는 ‘경유’의 운수 나쁜 날을 다채로운 표정으로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고현정은 이번에도 자신 특유의 독특한 리듬감으로 ‘유정’의 답답한 심경을 생동감 있게 살려냈다.
무엇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 좋은 건 한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후 헤어졌던 전 여자친구와 재회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면서도 로맨스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유’와 ‘유정’의 삐걱거림 끝에 ‘경유’가 새롭게 마음을 먹는 모습을 통해 희망은 스스로 찾을 수 있음을 암시,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이광국 감독은 “크고 작은 두려움 앞에 서있는 나를 비롯한 우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개봉은 오늘(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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