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인랑'에 멜로 장르가 섞이며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영화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공각기동대'의 거장 오시이 마모라 감독의 1999년판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인랑'은 표면적으로는 미래를 다루는 SF지만, 액션, 느와르, 스파이, 멜로 등 다채로운 장르가 공존한다. 하지만 남녀 주인공인 '임중경'(강동원)과 '이윤희'(한효주)가 그리는 멜로는 극과 어울리지 않다며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인랑'을 통해 자신이 풀어내고 싶었던 주제를 위해 극중 멜로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임중경' 캐릭터를 형성해나가면서 과거 부당한 임무를 수행한 집단이 받을 트라우마가 떠올랐고, 그들이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자아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 가운데 '이윤희'를 통해 자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던 것.
이와 관련 김지운 감독은 헤럴드POP에 "'임중경'을 둘러싸고 친구 '한상우'(김무열), 여자 '이윤희', 스승 또는 아버지 '장진태'(정우성)라는 인물관계가 구성돼 있다. 집단의 부당성을 개인이 거부하고 빠져나오기까지 이야기를 넣은 건데, 거기서 중요한 모티브로 '이윤희'를 개인의 감정을 갖고 만나는 것을 멜로로 설정한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단순한 멜로는 아니다. 신파적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 거다. 속고 속이고, 감춰야 하고, 이용해야 하고 복잡한 내면의 심상들이 동요하는 과정을 훌륭한 배우들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 멜로로 읽을 수밖에 없지만, 개인의 이야기로 자각화되는 과정을 위한 것이었다"며 "극복하는 메타포 역시 무수히 많은데 지하수로 벽, 남산타워 유리 등 뚫고 나가는 게 바로 그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지운 감독은 자신이 '인랑'을 통해 풀어내고 싶었던 주제를 위해 멜로를 녹여냈지만, 관객들은 이 설정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것 같다며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멜로를 빼고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과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액션에만 초점을 맞추고, 더 부각시켰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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