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늦여름에 딱 맞는 감성이다. 느리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진심은 서정적인 낭만을 만들어낸다.
영화 '대관람차'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 괜찮아지는 이야기를 담은 슬로우 뮤직 시네마. 출장 차 찾은 오사카에서 오랜 꿈이었던 노래를 다시 시작하는 회사원 우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와 음악의 성공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자극적인 요소 하나 없이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우주의 이야기는 그의 꿈에 한 걸음 가까이 녹아들게 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루시드폴의 음악은 '대관람차'를 한층 낭만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이 음악은 강두의 목소리로 재탄생돼 동화같은 오사카의 배경과 어우러지며 보는 맛과 듣는 맛을 살린다.
'대관람차'는 한일합작영화로 진행된 만큼 한국 배우와 일본 배우들의 앙상블이 유독 돋보인다. 비슷한 만큼 다르기도 한 양국 배우들은 저마다의 색깔로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아직 연기로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배우들의 만남이라는 점은 불안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선함을 안긴다.
양국 배우들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들이 캐릭터 속 변화의 움직임을 포착해 실감나게 살렸기 때문. 강두가 그리는 우주는 초반 다소 어색하고 위축된 모습으로 오사카에서의 일탈을 시작한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꿈을 찾아가며 조금 더 당당해지고 자신감 역시 상승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하루나 역시 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음악에 대한 애정을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내며 변화해나간다.
강두 역시 이 지점에 공감했다. 그는 "변화하는 포인트에 연기 중점을 뒀다"고 밝히기도. 관객들은 이 변화에 녹아들며 어느덧 본인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남들과 다르게 가는 것은 과연 탈선일까'에 대한 고민은 천천히 흘러가는 영화의 스토리와 맞물리며 더욱 극명한 이입을 맞게 된다.
강두는 '대관람차'를 통해 첫 주연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일본어를 전혀 구사할 줄 몰랐음에도 그는 90% 이상 일본어로 이루어진 대본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또한 본래 가수 출신이었다는 점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속 우주의 기타 연주와 노래를 강두가 직접 소화하며 한층 현실감을 높인다.
일본 배우 호리 하루나와 스노우의 연기 역시 돋보인다. 호리 하루나는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 배우이며 스노우는 일본의 인디 뮤지션으로 이번 '대관람차'를 통해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았음에도 두 배우는 일본 배우를 대표하며 강두가 일본 배우들 사이에서 녹아들 수 있게 중심을 잡는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백재호 감독과 이희섭 감독은 "저희에게도 이번 영화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영화의 내용이 저희 이야기라 봐도 무방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에게도, 배우들에게도 도전 일색이었던 '대관람차'.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조금 느린 것에 답답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대관람차'는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한다. 천천히 가는 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 남들이 가는 대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탈선은 아니라는 것을 '대관람차'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며 천천히 가는 놀이공원의 대관람차 같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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