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만을 묻는 사회에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영화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전여빈을 비롯해 서영화, 고원희, 서현우, 이봄과 영화를 연출한 김의석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죄 많은 소녀’는 친구의 실종에 가해자로 몰린 소녀 영희(전여빈 분)가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되어 주목해야 할 신인 감독의 작품에 수여되는 ‘뉴 커런츠 상’을 비롯하여, 영화에 출연한 전여빈이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올해 가장 주목되는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누군가에 책임을 지우려고만 하는 사회의 아이러니한 문제에 날카로운 시선을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낸다.
이날 김의석 감독은 영화 ‘죄 많은 소녀’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 “시나리오는 2년 정도 작업을 하고 만들었다”며 “이 작품은 제가 살면서 겪은 상실감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가지고 오래 고민을 하면서 다듬어서 만든 작품이다. 영화 개봉이라는 것이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는데 공부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김의석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 속에 풀어내게 되었는 지에 대해 “제가 되게 소중한 친구를 잃고 그 상실감이 큰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썼다”며 “(친구가) 실종된 상태였지만 사실은 암묵적으로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다라고 알고 있었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뭔가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인간성이 무엇인가라고 생각을 해봤고, 제가 사랑했던 소중한 친구인데 그 친구를 완벽하게 옹호해주지 못하고 저를 변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호한 감정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의석 감독은 “이야기는 허구다”라며 “저 스스로 저를 바라보고 생각한 것 보다 비열하고 생각한 것보다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캐릭터에 쪼개서 담았는데 본인의 죄책감을 누가 느끼라고 하지 않았는데 떠 앉는 또 그것을 견디다 못해 누군가에게 떠 앉게 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극 중 영희 역을 맡은 전여빈은 영화 ‘죄 많은 소녀’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디션 1차를 처음보고 2차 때 배역이 정해져 있지 않는 상태에서 대본을 받았다”며 “오디션을 보면서도 굉장한 영화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저 역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사람은 어떤 영화를 만들어낼까.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은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영희를 끊임없이 잘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애썼다”고 얘기했다.
이어 전여빈은 자신이 맡은 영희 역에 대해 “영희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이다”며 “‘죄 많은 소녀’의 영희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무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죄책감 그 무게를 놓치면 안됐다. 끊임없이 완전히 찢겨져서 견딜 수 없는 마음을 가지려고 애를 썼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많은 대화가 있었다. 이 대화를 통해서 영희라는 캐릭터를 놓지 않고 계속 잡으려 애를 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여빈은 "영화를 찍으면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뜨겁고 넘치는 기운이 서로에게 닿고 있었다"며 "이 기운이 관객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닿기를 원한다"고 얘기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극 중 경민의 어머니 역을 맡은 서영화는 영화 ‘죄 많은 소녀’에 대해 “일단 시나리오가 좋았다”며 “또 경민 모라는 캐릭터가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감각적으로 이해가 됐다. 그리고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는 시나리오보다 더 재밌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영희라는 인물만 따라갔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영희 뿐 아니라 선생님, 경찰, 한솔 등 다양한 인물이 보였다. 그런 부분이 참 좋았다”고 얘기했다.
한솔 역을 맡은 고원희 또한 시나리오에 대한 극찬을 이어갔다. 고원희 또한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너무 어려웠지만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얘기했을 정도.
고원희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에 큰 공감을 느꼈다며 “오디션 때 그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래서 한솔이라는 역할을 맡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캐릭터적으로 다가가기 싫었다. 연기가 아닌 진짜였기 때문에 혼자 스스로 몰아가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고원희는 “저는 개인적으로 한솔이라는 인물이 가장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인간의 본질적인 것을 찾으려 했었고, 제가 가진 감정을 진심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김의석 감독은 영화 속 중심이 되는 ‘말’의 의미에 대해 “영화 속 우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역할이 많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 말은 사람들의 무기인 것 같다”며 ”그 말을 기억하고 담아두는 객체보다 자신의 무기로써 상황을 면피하려고 쓰이는 주체로 바라보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영화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한편, 묵직한 연출과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 그리고 강렬하게 스토리를 끌고 가며 사회와 관객에게 말과 책임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던지는 영화 ‘죄 많은 소녀’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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