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회사 가기 싫어' 방송캡처
KBS2 '회사 가기 싫어' 방송캡처

[헤럴드POP=김나율기자]현실을 반영한 오피스 모큐멘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에 대해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회사 가기 싫어'는 새로운 형식에 대한 기대 속에 첫 방송해 베일을 벗었다. '회사 가기 싫어'는 오늘날 직장인들이 겪는 회사 내 부조리와 답답함을 가상의 중소기업 영업기획부로 관찰하는 오피스 모큐멘터리. 여기서 오피스 모큐멘터리란, 허구적인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다큐멘터리 형식의 한 장르를 뜻한다.

청년 임금근로자 10명 중 6명이 평균 1년 2개월 만에 퇴사하는 시대. 취업난으로 허덕이는 시대에 그들이 힘겹게 취직한 회사를 퇴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의문점을 풀어나가기 위해 '회사 가기 싫어'는 퇴사를 외치며 족구 공을 차는 권 대리의 모습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퇴사한 권대리 대신 들어온 김기리 대리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김 대리는 입사부터 경력 후려치기를 당하며 연봉이 깎인다. 그를 도와주는 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주는 이 하나 없다. 김 대리는 입사부터 철저한 갑을관계를 뼈저리게 느낀다.

김 대리의 모습을 통해 '회사 가기 싫어'는 직장인들에게 계급의 부당함에 대해 알린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암묵적으로 알고 침묵하는 단어, 계급. 직장인들에게 사소한 갑질은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계급에 따라 달라지는 직장 생활과 상사가 부하직원을 평가하는 하향식 인사평가 장면은 우리의 직장 현실을 꼬집는다. 현재 대한민국 절반 이상의 회사가 인사 평가 후 별도의 피드백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있다. 직급이 권력이자 영향력인 시대에 직장인들은 매번 어쩔 수 없는 동조를 해야만 하는 걸까. '회사 가기 싫어'는 계급 사회에 굴복하는 직장인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CCTV 영상, SNS 공감 영상, 실제 뉴스 자료, 프로그램 패러디, 실제 직장인 인터뷰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직장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직면한다. 완벽한 방법은 제시해주지 못하더라도, 최악에서 최선을 찾는 방법 혹은 다른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대사와 감정 이입되는 상황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직장인들에게 당장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큰 위로가 되어 다가왔다. 다만 재미를 위해 중간중간 넣은 인터뷰나 콩트들이 감정 이입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깨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신선한 시도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직장인의 일상. 그리고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방황하는 우리. 우리가 진정 회사를 가기 싫은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갑질 사회에서 버둥거리며 버티는 우리에게 빠져나갈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모든 직장인이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면, 악의 순환고리는 어떻게 해야 끊어낼 수 있는걸까.

직장인들의 응어리를 낱낱이 밝히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리라. 사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도 이런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위로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다.

앞으로 '회사 가기 싫어'가 어떠한 상황으로 사이다같은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할지 기대되는 바다.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사는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을 응원한다.

한편 '회사 가기 싫어'는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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