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협상' 포스터
영화 '협상'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 손예진, 현빈의 호연이 돋보인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현빈)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협상가와 인질범의 밀고 당기는 실시간 대결로 쫀쫀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주어진 공간과 시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 자칫하면 늘어져 지겨울 수도 있지만, 오직 모니터만 사이에 두고 열연을 펼친 손예진, 현빈의 활약이 그 위험을 상쇄시킨다. 이종석 감독은 협상가와 인질범 두 캐릭터의 대치가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으로 판단했고, 이는 영리한 선택이었다.

영화 '협상' 스틸
영화 '협상' 스틸

손예진은 움직임이 묶일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냉철함, 분노, 연민 등 복잡한 심리를 눈빛, 목소리 톤 등만으로도 표현, 이성적이면서도 뜨거운 심장을 지닌 ‘하채윤’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더욱이 감독이 요구한 것도 아님에도 스스로 제안, 단발머리로 변신하며 자신의 캐릭터에 한층 더 가까워지려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현빈 역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는 기존 악역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나른한 듯 굴다가도 180도 다른 잔인함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임을 보여주며 공포심을 극대화시켰다. 현빈이 연기하면서 악의 중심에 있는 ‘민태구’가 섹시미까지 입게 됐다. 성공적인 변신이다.

영화 '협상' 스틸
영화 '협상' 스틸

무엇보다 두 사람은 ‘협상’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데다, 모니터만 보고 연기를 펼쳐야 했음에도 불구 폭발적 연기 시너지로 밀당케미를 완벽하게 형성, 날 것 그대로를 담아내며 압도적인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게 만든다.

실시간 이원촬영이라는 파격적 방식은 극의 밀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 사회 고위층을 향한 일침을 통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와 동시에 곳곳에 유머도 녹여냄으로써 절정에 다다르기 전 지치지 않게끔 배려했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를 자극하던 처음과 달리 중반부 이상을 넘어가면서 예측 가능한 스토리로 흘러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열린 결말로 답답함이 치밀어 오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드는, ‘시간순삭 범죄물’이 탄생했음은 틀림없다.

연출을 맡은 이종석 감독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내 예측불가하고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손예진, 현빈이 ‘협상’으로도 흥행불패신화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19일).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