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대화의 희열 캡처
사진=KBS2 대화의 희열 캡처

[헤럴드POP=장민혜 기자]안정환이 선수 시절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6일 밤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 다섯 번째 대화의 주인공으로 안정환이 등장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이 맨 처음에 안정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질문에 안정환은 "히딩크 감독은 외적인 부분,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지적했다. 훈련할 때도 저한테도 말을 안 걸더라. 관심밖이라는 걸 보여주더라. 처음에는 단념했다. 히딩크 감독님이 굉장히 머리가 좋은 분이다. 팀이 있으면 누구누구만 잡으면 팀 분위기가 돌아갈지 안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와 명보 형을 잡았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잘 이용한 거 같다. 미끼도 많이 던졌다. 긴장을 놓으면 '안 할 거야?' '경기 안 뛸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면 죽어라 뛴다. 그때 당시만 해도 선홍 형, 용수 형, 저였다. 처음에는 포기했다. '위의 형들 쓸 건가 보다. 나는 어차피 23명 안에 못 들어갈 건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포기하면 쓰윽 온다. 아예 이야기 안 하는 사람한텐 안 하더라. 그게 박지성이다. 알아서 열심히 하는 타입이다"라고 전했다. 안정환은 "월드컵 명단에 올라갈지 모른다고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죽어라 열심히 했다. 혹시 이 이야기를 나중에 다른 사람들한테 한 건가 물었는데 아니더라.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다뤘더라"라고 밝혔다.

안정환은 선배들에게 맞으며 훈련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도망치기도 했었다고. 안정환은 "저는 할머니랑 사니까 걱정할까 봐 할머니 집으로 갔다. 할머니 걱정할까 봐. 코치 선생님이 할머니 집으로 와서 잡아갔다. 왜 도망가냐고 맞고 운동했다. 반복되는 생활이 있으니까 축구가 싫었다. 내가 왜 맞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사판도 가고 그랬다. 조직에 들어갈 뻔한 적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안정환은 "어차피 빈손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는 거다. 싸움도 많이 했었다. 고등학생 되니까 이미 내 마음속에 축구가 자리 잡았더라. 다시는 안 볼 마음으로 뛰쳐나간 다음에는 내 몸 안에 있는 축구라는 게 스멀스멀 올라온다. 기어들어가서 맞고 운동하고 그랬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 축구선수 계기에 대해 "축구로 돈 벌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내일도 생각 못 했는데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냐. 대학교 1학년 가서 프로로 가서 용돈도 주는 형들 보면서 '이거구나. 이거로 돈을 벌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 전에는 그걸 전혀 몰랐다"라고 밝혔다.

계약금을 묻자 안정환은 "계약금은 참 운도 지지리 없었다. IMF가 터졌다. 큰 돈을 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월급 세금 다 떼고 나니 98만 원 정도였다. 많이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빈손으로 시작했기에 그 돈도 큰 돈이 아닌가 생각했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신이 뭐 하나는 줄 거 아니냐. 나에게는 몸뚱어리는 줬구나 싶다. 하나라도 있으니 여태까지 왔으니 감사는 하다"라고 털어놨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이탈리아 소속팀으로 복귀하지 못했다고.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안정환은 "골을 넣고 살해 협박 등을 받았다. 나중에 짐을 빼러 가보니 차도 엉망이 돼 있고 그랬다. 구단에서도 '너는 안 받겠다'라고 했다. 페루자 구단주가 가우치라고 독특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안정환은 이후 다른 팀으로부터 러브콜이 왔지만, 소속 팀들이 놔주지 않아 어느 팀으로도 갈 수 없었다. 그는 "블랙번에서 좋은 조건으로 러브콜이 왔지만, 결국 영입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350만 불을 위약금으로 물게 될 상황이었다. 그때가 28살이었다. 결국에는 6개월간 쉬면서 일본 매니지먼트 회사가 저를 사겠다고 했다. 매니지먼트 회사 게약금이 된 거다. 계약금을 받아서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다. 일본에서 그렇게 뛰었다"라고 털어놨다. 안정환은 "빚 청산 위해 광고 찍고 방송하고 그랬다. 서른쯤에 가서 자유 계약으로 풀어달라고 했다. (전성기 시절을) 다 까먹었다"라고 말했다. 김중혁 작가는 "대략적인 이야기를 알고 있었는데 제대로 들으니까 화가 난다"라고 전했다. 안정환은 "6개월 쉬고 있을 때 지금 생각해 보니 실업급여 주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나를 신경 안 쓰더라. 국가대표 뛰다가 그렇게 된 건데 아무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없더라. 나라에 대한 실망이 있었고 속상했다. 그때마다 생각한 게 '어차피 빈손이었는데'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골을 넣어서 국민들한테 사랑을 받고 국민들도 좋아했다. 국민들에게 35억을 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 안 하면 정신병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일본과의 계약이 끝나고 일본 측에서 30억 원을 제안했지만 안정환은 프랑스 리그를 택했다. 안정환은 "프랑스 가기 전에 일본에서 30억 원을 제안했다. 프랑스에서는 8억 정도였다"라며 "전 유럽에서 뛰고 싶었다. TV에 나오던 선수들과 다 한 번 경기를 해 보고 싶었다. 거기는 어떤지 가보고 싶었다. 그때 당시 30세가 다 됐기에 저를 원하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돈은 포기하고 간 거였다. 아내가 그때 당시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했는데 지금 와서는 욕 많이 먹는다"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오라는 데는 많았다. 안 갔다. 흐지부지 은퇴를 하고 싶지 않았다. 몸값이 값어치 있을 때 은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 년 전부터 은퇴할 거라고 계속 스스로에게 세뇌시켰다. 와이프나 애들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디. 그렇게 생각만하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털어놨다. 은퇴를 발표하고 난 다음에는 공허함이 찾아왔다고. 안정환은 "은퇴날 저녁부터 공허함이 찾아왔다. 6개월 동안은 공허하니까 계속 술을 마셨다. 그때 살이 쪘다. 거의 1년이라고 보면 된다. 아내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처음에는 안주 같은 걸 잘 챙겨줬는데 나중에는 아내 눈빛이 변했더라. 애들을 보니 정신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2004년 부상을 떠올리며 "불안했다. 축구만 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걸 못 하게 된다면 저 밑에 빈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틈만 나면 그 생각이 들더라. 단체로 훈련하면 다른 생각이 안 드는데 재활 치료는 혼자 해야 하니 잡 생각이란 잡 생각은 다 나더라. 발목이 골절돼서 파주 트레이닝 센터 나오는데 동료들이 걱정해 주는 거 같았는데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잘됐다'로 들렸다. 내 몸이 그렇게 되니 반대로 들리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공을 찼는데 제대로 안 나가고 아플 때 못 돌아갈 거 같다고 생각이 들더라. 독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치료가 되더라. 지금 몸은 많이 망가졌다. 국가 대표 하고 나면 체력이 좋을 거라고 했지만, 저는 뼛속까지 모든 걸 다 짜낸 껍데기의 몸이라 지금 체력이 더 안 좋다. 무릎 양쪽 연골은 수술해서 들어낸 상태다. 수술할 때 하반신 마취만 한다. 집도의 선생님하고도 이야기하면서 한다. 연골 남은 것도 빼 달라고 했다. 화장실 오래 못 앉아 있다. 다리가 저려서. 계단에서 주저앉을 때가 있다. 뼈끼리 닿아서 그런 거다. 운동을 안 하다 보니 근육량이 줄어드니까 그렇다. 다른 스포츠 선수들도 저 정도 몸 상태인 사람도 많을 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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