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전지윤이 그룹 포미닛에서 홀로서기에 나선 지 벌써 2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2016년 그룹 해체 이후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전지윤은 여러 소속사에 몸을 담으며 솔로 가수로서 음악을 발표해왔던 터. 그러나 이번에는 소속사도 없이 '진짜' 홀로서기에 나섰다.

솔로로서 활동하던 전지윤은 앞서 보여준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포미닛과 달리 솔로 가수로서의 모습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곡도 느리고 편안하며, 가사도 자전적이고 서정적이다. 그는 올해 벌써 세 개의 이러한 신곡을 내보이며 자신만의 음악적 색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아세안홀에서 전지윤은 신곡 '샤워(Shower)' 발매 기념 인터뷰를 열고 헤럴드POP과 만나 자신의 근황과 음악에 관해 밝혔다.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간다. 오히려 솔로로 활동하고 나서 혈색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심적으로는 더 좋아진 것 같다. 그동안 못한 공부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음악 하니까 얼굴은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주변에서도 혈색이 좋아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런데 아무래도 북적북적 하다가 조용해진 게 있어서 조금 외롭기도 하다."

이번에 발표한 '샤워'는 그날그날 자기가 생각하는 나쁜 생각이나 상처받았던, 이별의 아픈 기억들이 지금 이 흘러가는 물에 씻겨 나갔으면 하는 뜻에서 쓰인 곡으로 일종의 정화 곡이란다. 전지윤과 니화의 조화가 특히 돋보인다.

전지윤은 "이 곡을 쓴 건, 특별한 날에 듣는 곡이라기보다는 샤워가 맨날 하는 거니까 일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물론 맨날 노래가 생각나면 좋겠지만(웃음) 제가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가사도 아픔이나 요즘 느낀 슬럼프나 안 좋은 일 등이 물에 씻겨 나갔으면 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작곡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전지윤은 "제 곡은 다 경험에 의해서 쓰인 것"이라면서 "제가 생각하는 걸 작업하는데 그게 진정성 있고 공감이 돼서 곡을 쓴다. '샤워'도 샤워하면서 이런 내용을 쓰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샤워하면서 잡생각을 많이 하는데 하고 나면 개운해지지 않느냐. 시원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 곡도 쓰게 됐다"고 전했다.

포미닛과는 전혀 다른 음악 스타일이다.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퍼포먼스를 하던 전지윤은 차분해졌다. 포미닛을 떠난 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성도 전지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가 원래 좋아하는 장르가 안 어울리게 재즈나 클래식이다. 재지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어떻게 하면 대중 노래에 넣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룹을 할 땐 특히 퍼포먼스 그룹이었기 때문에 그룹의 색에 맞춘 음악을 많이 했다. 그때 못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솔로로 하고 있다. 솔직히 어떻게 하면 (솔로로) 잘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와 대중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서 곡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작곡을 발표하는 전지윤은 "자작곡을 내면서 진짜 많이 늘었다. 편곡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많이 탐색했다. 멜로디 라인부터 트랙 등 수정할 게 많으니 한 달이 후딱 지나가곤 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하다 보니까 하루 안에도 곡이 써지는 날이 생기더라. 곡 쓰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좋다. 나름대로 자작곡 쓰는 데 도가 텄다고 생각한다"며 웃어 보였다.

포미닛으로 데뷔해 홀로서기에 돌입한 전지윤은 어느새 데뷔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전지윤은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하고, 원하는 성적도 내지 못했다고 토로하면서도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제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슬럼프 느낌의 그런 걸 겪었다. 그때도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탈피하고 싶은 느낌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 것 같다. 저 자신이 우울한 걸 못 견뎌 한다. 이것도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더라. 나른해지고 의욕이 상실하니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텐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해서 다시 긍정적으로 됐다. 주변 조언도 많이 듣고 사람도 일부러 많이 만났다."

이어 "전 제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외모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않느냐. 우울증이 사람이니만큼 안 올 수가 없는데 그럴 때마다 저만의 방식을 찾아서 해결했다. 친구를 많이 만나거나 혼자 가만히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청하곤 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웃음) 그래도 스스로 심적으로 많이 단련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전지윤은 또한 "데뷔 10년 차인데 제가 원하는 성적표를 못 냈다. 저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노력을 계속했는데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제가 음악을 많이 듣고 많이 내고, 그만큼 피드백을 받았다. 그런 데이터가 쌓여서 곡을 쓸 때 반영할 수 있으니 좋다. 그리고 제가 5월쯤에 한 전시회에서 음악감독으로 음악을 만든 적이 있었다. 그분이 제가 쓴 음악을 듣고 너무 좋다고 해주셨는데, 그런 것이 성장할 기회로 된 것 같아 좋았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해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전지윤은 우선 음악방송 활동보다는 음원과 공연 무대를 통해 사람들과 만난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컬래버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음악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전에 했던 빠른 음악은 보여줄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보는 즐거움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 제가 그걸 접었다기보다는 내가 혼자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고 있는 것이다. 보여지는 음악은 아무래도 스토리를 말하는 데 제한적이다. 그래도 내년 초 즈음 빠른 EDM이나 퓨처, 트랩이 들어가는 곡도 준비 중이다."

전지윤은 아이돌이 갖는 편견을 뛰어 넘어,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자작곡을 발표하며 '믿고 듣는 전지윤'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단다. "이미 저에 대해 알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서 깨기 힘들지만, 그걸 깰 때까지 제가 해야 한다. 깰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다."

/사진=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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