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한때 방송계에는 ‘아나테이너’라는 말이 성행했었다.
과거형으로 쓰인 문장처럼, ‘아나테이너’는 이제 옛말이 됐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엔터테이너 같은 아나운서’의 합성어였던 ‘아나테이너’. 지금은 한국 예능계를 이끄는 한 축이 된 전현무 또한 아나테이너 출신이었다. 이후 전현무는 몸 담고 있던 KBS를 나와 본격적인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고, 이제는 전문 예능인이 다 됐다.
하지만 이제 ‘예능인’이라는 단어도 의미가 없어진 시대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6자회담’에 출연한 이경규 또한 비예능인들로 이루어진 프로그램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방송계를 예로 들며 점차 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비평했다. 소위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는 더욱 분명해졌고, 1인 미디어가 각광을 받으면서 ‘예능인’은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갔다.
그 과정에서 ‘아나테이너’의 시대 역시 끝을 맞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는 아나테이너로는 KBS의 조충현 아나운서, MBC의 손정은 아나운서, SBS의 배성재 아나운서, JTBC의 장성규 아나운서 등을 열거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의 활약도를 본다면 아직 ‘아나테이너’의 성공신화는 유효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방송계와 비교해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 방송계에서 아나운서들은 교양프로그램,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뉴스 등 어느 방면에서나 뚜렷한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제 아나운서들을 예능프로그램에서 만나는 일은 꽤 어려운 일이 됐다. 또한 지상파 아나운서들의 경우,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들이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기에 더욱 설 자리가 좁아졌다.
25일 진행된 ‘2019 MBC 아나운서국 미디어데이’에서 MBC 아나운서들이 새롭게 던진 출사표는 이러한 현실을 더욱 뚜렷하게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예전과 다르게 현재는 워낙 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며 “하나의 방송에서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래서 아나운서는 진화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MBC 아나운서들은 이날 자리에서 유튜브 채널, 고궁 낭송회 등 정규 방송 외적인 활로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나테이너’의 진화를 꿈꾸겠다는 것. 최근 SBS 아나운서들이 자체적으로 뉴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오픈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1인 미디어가 몸집을 키워나감에 따라 방송국들 또한 아나운서들의 새로운 활로에 고민을 한 결과로 해석된다.
물론, 이미 방송계의 판세를 바뀌었다. 여기서 아나운서들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간다고 해서 과거 화려했던 ‘아나테이너’ 전성시대로 회귀할 수는 없다. 하지만 MBC 아나운서들이 던진 이날의 화두는 아나운서들이 어떻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거리들을 만들어냈다. 과연 그들이 어떤 활약으로 뉴 미디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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