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하얀 도화지 같은 캐릭터..‘아기병사’ 때 모습 필요했다” 가수 겸 배우 박형식은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 드라마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 이래’,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에서 배우로도 인정받으며 대표적인 ‘연기돌’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영화 ‘배심원들’을 통해서는 스크린에도 진출, 빛을 발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박형식은 ‘슈츠’ 직후 ‘배심원들’에 합류하게 된 만큼 비우는 작업이 필요했다면서 드라마 작업 방식과는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색다른 경험이라 좋았다며 해말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어서 처음부터 끌렸다. 배심원들끼리 하는 대화가 현실적이라 웃기더라. 과한 웃음 포인트가 아니고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 같아서 궁금해져서 몰입해 읽었는데 왁자지껄하고 좌충우돌적인 모습을 보니 정이 가더라. 함께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컸다.”
이처럼 시나리오가 재밌어 출연까지 하게 된 박형식이지만 첫 촬영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많이 간 테이크에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자책까지 하게 된 것.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봐도 한계가 있지 않나. 나름 표현할 건 다 했는데 계속 테이크가 가니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게 뭔지 혼란스러웠고, 멘붕이 왔다. 자책까지 하게 됐다. 그때 문소리 누나가 눈에 들어와서 이렇게 많이 테이크 간 게 처음이라고 하소연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누나가 모두 다 처음 만나서 어떻게 찍을지 연구하는 거라고 위로해주셨다. 하다 보니 감독님께서 좋다고 하셔서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이어 “드라마는 각자 주어진 시간에 최선으로 표현할 수 있게 연구해와 촬영을 빨리 진행하니 정신없다면, 영화는 촬영 몇 시간 전부터 다 같이 모여 분장하고 밥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사람 냄새가 나더라. 호흡이 기니 색다르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형식은 극중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을 맡았다. ‘권남우’는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다.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에 얼떨결에 가장 마지막에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인물로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이어간다. 이에 영화 속 답답함을 초래하는 순간도 있다.
“그런 행동이 이해는 되니 미워할 수는 없지 않나. 하하. 그 지점 때문에 나 역시 많이 답답했다. 그럼에도 전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끝까지 소신을 갖는 모습에 대단하다 싶었다. 어찌 보면 민폐일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임한다.”
연출을 맡은 홍승완 감독은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출연 당시 박형식의 ‘아기병사’로서의 모습이 좋아 캐스팅하기에 이르렀다. ‘진짜 사나이’는 몇 년 전인 데다, ‘슈츠’를 끝낸 직후 ‘배심원들’을 촬영하게 된 만큼 들어간 힘을 뺄 필요가 있었다.
“감독님께서 아무 것도 연구하지 말고 오라고 하시더라. ‘아기병사’도 어차피 나지만, 몇 년 전이니 당황스러웠다. 내 캐릭터가 하얀 도화지처럼 보이는 그대로이지 않나. 일반적으로 사회생활하면서 순수함이 때를 타기 시작하는데 ‘권남우’는 그런 세상 속 한줄기 빛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무 것도 준비 안 한 상태로 날 집어넣으셨는데, ‘아기병사’의 모습이 남아있을 테니 감독님의 빅픽처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슈츠’에서 천재 변호사로 맞춤 슈츠를 입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어렵게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지 않나. 난 편하게 있는데, ‘슈츠’ 때 폼이 남아 있었나 보더라. 편하게 있어도 자신감이 넘친다고 할까. 감독님이 편안함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다 비우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심원이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우리다. ‘배심원들’이 무겁지만은 않으니 재밌게 봐주면 좋겠다. 재밌으면서도 감동이 있고, 뭔가 곱씹게 되는 영화다. 직접 배심원이 된 듯 관람한다면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 거다. 나 역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 관객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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