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불륜은 지웠다 써도 불륜이다.
영화감독 홍상수는 배우 김민희와 사랑에 빠졌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감독과 배우로 맺은 인연이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 영화가 개봉한 것은 지난 2015년 9월 24일. 이후 두 사람은 불륜설에 휩싸였고, 그 과정에서 홍상수 감독은 아내 A씨와의 이혼 조정 신청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했다. 2016년 11월 9일의 이야기다.
그때도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자신들의 사랑을 믿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바람을 피운 유책 배우자가 아내에게 이혼 조정을 제기한다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지난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한국의 이혼 소송에는 유책주의가 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에 당시 재판부도 홍상수 감독이 제기한 이혼 조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내 A씨도 마지막까지 가정을 유지하고자 했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은 가정보다 사랑이 더 중요했다. 최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에서 영환(기주봉)이 내뱉은 “미안함으로 같이 살 수는 없는 거야”라는 대사가 아마 홍상수 감독의 생각이었을 터다.
결국 홍상수 감독은 2016년 12월 20일 아내 A씨에 대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결과는 뻔했다. 어차피 유책주의로 기각이 될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홍상수 감독에게 이혼 소송은 김민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을까. 고집스럽게 홍 감독은 이혼 소송을 이어갔다. 아내 A씨가 7차례에 걸친 소송 송달을 받지 않았음에도 포기 없이 공시송달을 신청했다.
그렇게 2017년 11월 9일 변론기일 소환장이 아내 A씨에게 전해졌다. 이 와중에 홍상수 감독은 연인 김민희의 손을 잡고,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공식 석상에서 서로의 사랑을 공인했다. 즉, ‘불륜을 공인’했다. 이제 더 이상 불륜은 ‘설’이 아니었고, 사실이었다.
그러나 아내 A씨는 완강했다. 가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고, 홍상수 감독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렇게 두 번째 변론기일이 시작되기 직전 아내 A씨는 변호인을 선임했고, 본격적으로 재판에 나섰다. 아무리 최근 법 여론이 파탄주의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유책주의는 뿌리 깊게 박혀있는 한국 이혼 소송의 불문율이었다.
결국, 14일 홍상수 감독은 2년 7개월 동안 이어온 이혼 소송에서 패소했다. 소송비용까지 홍상수가 떠안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민희와의 사랑은 굳건하다고 믿을 홍상수 감독이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감독 함춘수(정재영)이 윤희정(김민희)에게 남긴 대사. “너무 예뻐요”라는 말에서 홍상수 감독의 시선을 지울 수 없듯이 관객들도 이제 두 사람에게서 ‘불륜’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지금도 불륜이고, 그때도 불륜이었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그간 국내 공식 석상에서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이들이 다시 공식 석상 앞에 설 빌미도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도 틀리고 그때도 틀렸다’라는 말은 이제 정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지울 수 없는 꼬리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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