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포스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포스터

[헤럴드POP=천윤혜기자]12년 만에 코미디로 돌아온 차승원이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를 다시 만들어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그린 영화.

지난 2016년 영화 '럭키'로 69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신흥 코미디 강자로 떠오른 이계벽 감독의 3년 만의 복귀작이다. 특히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을 통해 2000년대 한국 코미디를 이끈 차승원이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오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차승원의 12년 만의 코미디 복귀는 여전히 건재한 그의 웃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얼굴 표정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확실하게 망가진 차승원은 연륜을 더해 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오롯이 혼자 영화의 웃음을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차승원의 연기는 마냥 웃기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웃음 뒤편에 놓인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은 묵직한 여운을 선사하며 영화의 중후반부를 아픔으로 이어간다. 차승원은 그 간극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넘기며 영화를 한결 매끄럽게 만든다.

코미디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박해준, '럭키'에서 "너무 무서워" 한 마디로 유행어를 탄생시킨 전혜빈, 그리고 삭발 투혼을 해낸 아역 배우 엄채영의 활약 역시 돋보인다. 특히 엄채영은 어린 나이임에도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차승원과 그럴 듯한 부녀 케미를 선사한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

하지만 이런 연기파 배우들의 투혼 연기에도 영화는 세련되지 못한 스토리로 아쉬움을 남기는 게 사실. 최근 코미디의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일차원적인 캐릭터로 웃음을 강요하는 모습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매력있게 다가오지 못한다. 또한 조폭이 등장하는 설정, 가족애를 강조하는 스토리 전개 역시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의 흐름을 따라가며 식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을 영화 전면에 내세우며 그 아픔을 되살린다는 측면에서만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추석 연휴 불편함 없이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개봉 시기를 고려했을 때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일반 시민들도 주변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소시민 히어로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대구 지하철 참사 사고를 겪은 소방관 분들을 만나고 나서 영화를 안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이후에는 되돌아갈 수 없었다. 죄송스러웠지만 진솔하게 그리고 싶었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늘(11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