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이하늬/사진=황지은 기자
조진웅,이하늬/사진=황지은 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충무로 흥행킹과 퀸, 조진웅과 이하늬가 '블랙머니'를 통해 드디어 만났다.

1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가 열려 정지영 감독과 조진웅, 이하늬가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부러진 화살'을 통해 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한 한국영화계 명장 정지영 감독의 범죄 드라마다.

조진웅은 사건 앞에서는 위 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에 분한다. 정지영 감독은 조진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조진웅 씨와 영화를 통해 언젠가는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 2~3일 정도 연기를 하고 나서 조진웅 씨가 양민혁 역을 제가 생각한 것보다 플러스 알파로 보여주더라. 정말 고마웠다. 제가 그렇게 말하니 조진웅 씨가 "조진웅이 양민혁입니다' 하더라. 체화됐다는 말이었던 것 같아서 흐뭇했다"고 조진웅의 캐스팅에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다.

그러자 조진웅은 "'제가 절 믿지 않으면 누가 날 믿겠나'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다"고 겸손함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하늬는 전작 '극한직업'에서 코믹을 담당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대리인 김나리 역을 맡았다.

이하늬는 김나리 역을 맡은 것에 대해 "김나리 자체가 굉장히 인텔리다.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는 설정도 있었어서 한국어와 영어 대사를 할 때 똑똑한 사람이 똑똑한 척 하지 않아도 지적이게 보이는 게 어렵더라"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고충을 전했다.

이에 정 감독은 "이하늬 씨를 김나리에 딱 맞다는 생각을 솔직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주위에서 다 이하늬씨를 추천하더라. 그래서 만나봤는데도 잘 모르겠더라. 변죽만 올리고 헤어졌다. 이하늬 씨가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긴가민가했다. 결심하게 된 계기는 예능 프로그램(KBS2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에서 다른 연기자들과 달리 자기를 솔직하게 표현하더라. 저 때 '저게 있구나' 해서 하기로 결정지었다. 그 뒤로부터 이하늬 씨에 주문한 건 크게 없었다. 자신있는 두뇌와 실력을 믿어라.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내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만 주문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황지은 기자
사진=황지은 기자

조진웅은 '블랙머니'에 출연을 결정지은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런 이야기가 있다'가 아니라 이 사건이 있는 줄 몰랐다.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다가가려 하니까 굉장히 피로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아주 어렵고 무거울 만한 소재라 관심 안 가질 법한 사건을 양민혁을 통해 쉽고 통쾌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심쿵했다. 나의 연기 화법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명감이 들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자 이하늬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말도 못 했다"고 했고 조진웅은 "너도 있었다"고 해 작품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가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하늬가 영화를 선택한 이유의 대부분은 정지영 감독이 있었다. 그는 "과반수 이상이 정지영 감독님 때문이었다. 살아 생전에 정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다.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보고 '내가 그래도 배우가 됐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다"며 정 감독에게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조진웅 역시 공감했다. 그는 '돈이 되는 영화를 하지 왜 이런 고발 영화만 하냐'고 지나가는 말로 감독님께 물었더니 '알고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고 하시더라. 영화를 만드는 장인이 아닌가 싶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영화인으로서 굉장히 존경스럽고 저희 앞길에 있는 선배로서 올곧은 모습을 보여주셨기에 후배들도 따라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존경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이하늬는 조진웅과 호흡을 맞춘 것에도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하늬는 "'언제 만나서 연기하지?'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하게 만나게 됐다. 카메라 앞에 서서도, 대기할 때에도 에너지와 힘이 대단하시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배우라는 게 느껴진다. 어디에서 그 에너지가 나오나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조진웅은 이하늬에 대해 "엄청 시끄럽다. '담배 끊어라. 담배 끊으면 술을 줄여라' 팔할은 잔소리였다"고 농담하며 케미를 뽐냈다.

정 감독은 영화 속 검찰의 내용이 지금 시국과 맞닿아있다는 지점에 대해서는 "저도 이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검찰 개혁 문제, 성역 문제가 맞붙어서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처음부터 그런 것에 염두를 둔 건 아니었다. 금융 비리 사건을 추적하다보니까 검찰이 나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조했다"며 "그럼에도 검찰 개혁과 맞물리는 화두가 들어읶는 건 틀림없다. 문제제기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성역 없는 수사가 중요하다, 검찰 개혁이 중요하다'는 말은 없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은 전혀 없다. 대중들의 가치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소신을 전하기도.

마지막으로 이하늬는 "세상에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걸 이 영화로 느꼈다. 이 시국에 맞춰 함께 보고 공감하고 생각 나눌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고 조진웅은 "배우 조진웅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사건을 봤을 때 피로도가 있지만 양민혁만 따라오시면 된다. 우리들에게 알 권리가 있지 않나. 오셔서 즐기시기만 하면 될 것 같다. 빨리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했다.

한편 영화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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