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겨울왕국2'의 독과점 문제를 두고 또 다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22일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겨울왕국2'는 2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개봉 1일 차에 2,343개의 스크린수에서 1만 2,998번 상영되며 60만 6,69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블랙머니'가 852개의 스크린수를 확보하며 2,799번 상영된 것과는 수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반독과점영대위는 '겨울왕국2'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정 감독은 "어제 날짜로 ('블랙머니') 극장좌석 수가 90만에서 30만으로 줄었다. 스코어는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줄었다. 말이 되나. 하루 만에 갑자기다"라며 '겨울왕국2'가 스크린을 대거 차지하며 한국 영화가 피해를 보고 있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겨울왕국2' 좋은 영화다. 그걸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되나. 한꺼번에 다 뽑아 먹어야 하나. 다른 영화에 피해 안 주면서 공정하게 할 수 있지 않나"고 성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화인들의 주장에 일부에서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영화의 독과점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외화에만 그 비난을 떠넘기고 있다"며 "한국 영화 수준이 질적으로 올라간다면 해결될 문제"라는 주장이다.
정 감독은 이런 비판 의식을 예견했다. 그는 "'블랙머니' 제작진들이 나가지 말라고 했다.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 올라온다' '역풍을 맞는다'고 하더라"고 말하면서도 "손해보더라도 이 기회에 우리들의 불공정한 시장을 언론이 알려준다면 그거만큼 큰 보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이 자리에 나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외화에 대해서만 얘기하지는 않았다. 개봉 5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 역시 스크린 독과점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한다. 하지만 이번 상영에 스크린을 3분의 1을 넘지 않게 해준다면 한국영화계도 바뀌고 정책당국이 깨달을 거다'는 문자를 넣었다"라며 '기생충'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에게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우려하는 말을 했음을 알렸다.
정 감독은 봉준호 감독에게 답을 받았다고. 그는 "봉 감독이 '제가 배급에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라 죄송하지만 50%이상 안 넘게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제도적으로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결국 스크린 독과점이 된 것에 대해) 애쓰려고 노력했지만 안 된다는 자괴심에 봉준호 감독도 슬펐을 거다. 봉준호 감독한테 미안했다. 되지도 않을 일을 주문해서 어리석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문제는 감독 혼자 해결하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배급사, 극장만의 문제라고 볼 수도 없으며 정책적으로 영화법이 개정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전히 반독과점영대위와 일부 네티즌들 사이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특정 영화가 나머지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결국 이런 시장 질서로는 영화 산업을 길게 볼 때 같이 죽는다"며 영화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겨울왕국2'로 재촉발된 스크린 독과점 문제. '겨울왕국2'만의 문제라고도 볼 수 없는 논란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 영화계가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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