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소름 돋는 악역으로 박해수가 돌아왔다. 그가 출연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 박해수는 '사냥의 시간'에서 한 역을 맡아 정체불명의 추격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영화는 당초 지난 2월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개봉이 연기됐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났던 것도 사실.
24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박해수는 넷플릭스 공개까지의 잡음과 관련해 "우여곡절이 있었던 건 분명한 것 같다. 다만 어려운 것보다는 어려운 시국을 겪으면서 저희 영화가 보여주기까지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영화가 넷플릭스로 와서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장점들이 많은 것 같다. 시장이 많이 바뀔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극장, 콘텐츠 변화의 작은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는 전세계적인 콘텐츠고 더 많은 시청자들이 영화를 여러 번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높이 사고 있다"고 긍정적인 마음을 드러냈다.
'사냥의 시간'은 현실이 아닌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런 새로운 세계관에 박해수 역시 새로움을 느꼈을 법했다. 그는 "근 미래의 상상력을 미술적으로 표현하는 모습들, 공기와 조명 소품, 쓰레기들이 정말 예술이었다.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구석에 가서 작은 소품을 봐도 지금 있는 타이어는 아니었다.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봐도 지금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변형됐지만 현실에서 너무 멀지 않았다. 그런 걸 구현해낸 감독님의 상상력이 존경스러웠고 미술팀과 조명팀에 대해서도 멋있게 생각했다. 배우들은 공간에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였기에 장르적으로 낯설었던 측면은 분명 있었다고. "내러티브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에는 대사를 따라가면 되는데 사실은 있지만 함축해놓고 슬쩍 내보내면서 눈빛과 에너지로 연기하려 하는 캐릭터는 쉽지 않다. 감독님이 원하는 만큼 내포돼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낯설었고 도전이었다. 현장 가는 걸음이 매일 무서웠다. 현장에 가서는 자신 있었다. 미술 세팅과 공간에 갔을 때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메이크업 해준 순간, 옷 입고 들어가는 순간 배우들도 그렇게 봤고 자신있었는데 준비하면서는 낯선 부분도 많았다. 숙소에 있을 때에는 나가지도 않고 밥도 잘 안 먹었다. 어렵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한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전했다. 박해수는 "촬영 기간이 아니라도 현장 숙소에 머물렀다. 최소한으로 생활했고 외부생활도 거의 안 했고 커튼도 열지 않았다. 현장 숙소 현장 숙소였다. 감독님도 원하셨고 저도 그랬다. 예민하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식사량도 줄였다. 현장에 나가도 어두웠다. 그게 낯설었다. 그렇다고 메소드 연기를 한 건 아니고 최대한의 노력을 해본 건데 공간에서 시간이 있다보니까 낯선 모습을 보게 된 거다"고 덧붙이기도.
그는 또한 촬영 현장에서도 한을 위해 다른 배우들과 대화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외로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밤신이 많고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신들이 많아서 감독님도 혼자 있길 원했다. 동생들과 마을 섞다가도 떨어져 있게 됐다. 감독님도 한이라는 인물은 외로운 존재고 그게 흡수된 상태여야 할 거 같아서 웬만하면 현장에서도 구석 방에 가있었다. 대신 현장에는 존재하고 있었고 숨어있었다. 캐릭터 자체에 녹아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본 한이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전사가 깊고 많다. 총기를 능숙하게 다룬다든가 한 쪽몸에 잇는 문신이나, 벽의 장식품들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전쟁에 끝까지 참여하던 특수전담반이었고 전쟁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 삶과 죽음밖에 없는 인물이엇다. 그런 부분들이 살짝 드러나는데 오랫동안 군인이었고 군인이 삶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두려움, 사냥감을 봤을 때에서야 심장이 뛰는 부분이 한이 살아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매일 총소리, 폭약이 가득한 곳에서 죽여서 살아남았던 인물이 조용한 내 방에 있을 때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있을까. 매일 비명소리만 들었던 사람이 고요한 내 방에 있었을 때 죽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 준석을 만났을 때 그 눈에서는 내가 살아있는 존재라고 느끼겠구나 싶었다. '제발 도망쳐서 나랑 같이 놀아달라' 갖고 노는 게임으로 시작했다고 봤다. 또 하나의 전사는 그 친구들도 범죄자 나도 범죄자지만 자신은 정당한 재판관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들을 재판해야 정당하다는 생각을 가지려고 한 것 같다"고 해 시선을 모았다.
박해수는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쫓겼던 네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어떤 존재가 두렵게 보이려면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존재해야 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영화에서 두려워지지 않는다. 그런데 준석과 친구들은 진심으로 무서워했고 리액션들을 받으면서 저도 존재가 커진 거다. 친구들 연기 너무 잘하고 어떻게 보면 선배들이고 항상 저도 많이 배우고 현장에서의 집중력도 배웠다. 그런 모습이 없었다면 제 존재도 그렇게 발전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저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다. 그 눈빛을 보고 현장 태도들을 봤을 때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구나 많이 배웠다."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연기변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게 그런 섬뜩한 강렬함이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도 대부분. 박해수는 연기 변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 그냥 작품 주어지는 안에서 감독님 세계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사람이 갖고 있는 다양성에서 다양한 측면을 보여드리는 거다. 변신은 아직 생각도 못 한다. 그냥 제게 주어지는 감독님의 세계관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행히 윤 감독님의 세계관은 상상과 너무 달라서 보시는 분들도 새로운 인물로 보여졌을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겸손한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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