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②]에 이어..)
정진영 감독이 영화 '사라진 시간'에 출연한 배우 조진웅, 정해균을 비롯해 지인 영화 감독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영화 '사라진 시간'을 연출하며 규칙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던 정진영 감독. 그는 흔들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영화계 지인들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여주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화를 만들어나갔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시나리오를 처음 보여준 사람은 바로 조진웅이었다. 조진웅을 캐스팅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 감독은 그런 조진웅의 출연에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글을 제일 처음 보여준 영화계 쪽 사람이 조진웅 씨였다. 초고를 쓰자마자 진웅 씨한테 보냈다. 첫 모니터링이었다. 그 책을 보내면서 진웅씨가 하겠다는 가능성이 5%도 안 될 거라고 봤다. 워낙 바쁘고 낯선 이야기고 그 때 예상한 규모도 작았다. 그랬는데 하루 만에 하겠다고 해서 고마웠다. '내가 선배라고 그래서 한 건 아니지?'했더니 '그런 이유로 안 한다'더라.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뭐가 이상하냐 좋다'면서 주연배우를 캐스팅하면 의견 묻고 수정하는 과정이 있는데 '내가 나온 부분은 토씨 하나 바꾸지 말라'고 하더라. 그게 제게 큰 용기가 됐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도 조진웅의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형구가 술을 마시며 괴로워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그의 연기에 컷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대본에는 '술 마시고 운다'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정도였다. (감정신이기 때문에) 리허설도 할 수 없고 조진웅씨가 어떻게 연기할 줄은 모르지 않나. 끝날 때까지 컷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에도 컷을 할 수 없더라. 전체 찍은 건 6분 정도 됐는데 컷하고 나서 '나 이거 길게 쓸 거다. 지루한 건 상관없다. 이 아름다운 연기를 끊지 않을 거다'라고 했다. 영화에서는 3~4분 정도 나오는 것 같다. 거기에서의 조진웅 배우 연기는 사랑스럽다."
정 감독은 정해균에 대한 애정 역시 표현했다. 정해균이라는 이름을 극 중 이름으로 사용할 정도로 실제로 두 사람은 친분도 두터웠다. 그는 정해균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해균이는 '황산벌' 때 만났다. 그 때 두 신 나오는데 연기를 어마어마하게 잘 하더라. 공교롭게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자기 이름을 널리 펼칠 거라고 생각했다. 충무로에 오랫동안 수련한 사람들이 나오지 않나. 해균이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 해균의 연기를 보면 더 이름이 알려졌어야 했다. 제 기대치에 못 미치게 인기다. 해균이한테도 '네 이름을 내 영화에서라도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극 중 이름을 정해균으로 바꾼 거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눈길을 끌기도.
정진영 감독은 이 외에도 이준익 감독, 김유진 감독 등에게도 인사를 했다. 그는 "조진웅 씨에 보여준 뒤 이준익 감독님에게 보여줬다. 뭐라고 해도 안 고칠 거라는 전제를 깔았다. 이 감독님이 집중해서 보더니 '좋아' 하셔서 놀랐다. '잘 쓴 시나리오다. 그런데 영화 만들면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건 감당해야 한다. 나는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하시더라. 또 김유진 감독님도 보시더니 '잘 썼다. 네가 이런 얘기 쓸 줄 몰랐다. 낯선데 상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간 것에 동의한다'고 하셨다. 정통 내러티브 주의자셔서 뭐라 할 줄 알았는데 적극 지지해주시고 출연도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하며 이들의 지지 덕분에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음을 밝혔다.
한편 정진영 감독의 입봉작 영화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 18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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