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이희준이 '오! 문희'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 오문희와 물불 안가리는 무대뽀 아들 두원이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 그는 이번 영화에서 무대뽀 아들 '두원' 역을 맡으며 대체불가한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이희준은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욕심은 더 많으니까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 하지만 선생님을 비롯해 다들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이희준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책임감 역시 엄청났다고.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주연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로봇소리'를 할 때 이성민 선배랑 했는데 선배와 20대 때부터 연극을 했는데 옆에서 이성민 선배가 긴장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무대인사 할 때 마이크를 잡은 손을 떠시더라. 그 때 '주연의 책임감이 이런 거구나' 생각이 들었었는데 저도 무대인사를 하지는 않지만 그런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어 "어떤 한 작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은 없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저한테는 첫 주연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공개적인 첫 주연작이다. 작품에 임할 때에는 제가 다 주연이라고 생각하고 한다. 항상 그렇게 생각하지만 타이틀을 내걸고 개봉하는 건 처음이라 저한테는 어깨가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은 두원 캐릭터에 공감하며 어느 때보다 이 인물이 살아온 환경과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때문에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두원 집에서 찍다가 점심 먹고 쉬는 시간에 두원 방에서 10분 낮잠을 잔 적이 있었다. 그런데 눈을 뜨니까 '내가 진짜 이러고 살고 있으면 어떨까. 나 하나의 삶도 버거운데 치매 걸린 어머니와 6살 딸을 지키고 사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싶더라. 이희준이었으면 짐 싸들고 도망갔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겉으로 보기에는 얼마나 소심하고 소소한 인물일 지 모르지만 버티고 가족들을 지켜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피부로 실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아내 이혜정이 득남하며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이희준. 그는 "영화가 끝나고 아이가 생겼는데 9개월이다. 아내와 육아를 같이 하고 있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덜대지 않고 하고 있는지 공감하고 존경하고 있다. 부모님한테도 감사하다. 육아를 하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아빠가 된 후 느끼는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그런 만큼 아빠가 되고 난 후 두원에 대한 감정 역시 달라졌을 터. "지금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다시 보니까 이 캐릭터가 더 대단한 것 같다. 진짜 영웅인 것 같다. 9개월 된 아이 아빠로서 '극중 인물들은 대단하구나, 이 사람들이 영웅이구나. 3차 세계대전을 막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구나' 싶었다. 하하"

'보고타' 촬영 중 지난 3월 콜롬비아에서 귀국한 후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을 하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희준은 "코로나로 '보고타' 촬영을 멈추고 돌아온 후로 수입도 없고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대신 완전히 아내와 육아를 하고 있다. 느끼는 점도 많고 감사하다면 감사한 부분도 많다"며 지금 육아에 열중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은 '오! 문희'에서 나문희와 모자지간으로 호흡하며 나문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그는 나문희로부터 어떤 점을 배웠냐는 질문에는 "선생님한테 존경스럽게 느끼는 건 선생님도 두려우신 것 같다. 지금 선생님 연세에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두려워하시는 게 느껴지고 그래서 계속 외우시고 새로운 음악을 들으시고 운동하신다. 정말 열심히 하신다. 그걸 보면서 '대단한 거구나' 존경스러우면서도 짠하기도 하다. 선생님이 또 후배 배우들을 아끼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하고 연기하면 연기 자체보다는 태도들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는 연기, 삶에 대한 태도를 배웠다.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이병헌 형님이 감독과 대화하는 게 유심히 보였다. 의견 차이가 있는 걸 대화할 때 갈등 없이 잘 이끌어가는 걸 보면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까 촬영 쉬는 시간에 그런 것들을 봤다. '저렇게 소통하는 거구나, 되게 지혜로운 거구나' 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한 요즘 개봉을 선택한 '오! 문희'. 이희준은 "코로나19로 영화 보러 와달라고 하기에도 죄송스럽다. 작년 추석에 개봉하려 했다가 미뤄져 이제 하게 됐는데 이렇게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가족들끼리 마스크 잘 쓰시고 바람 쐬고 싶으실 때 갔다 오시면 저희 영화가 긍정적이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니까 힐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 시국 속 영화인으로서 팬들에게 조심스러운 진심을 전했다.

한편 이희준이 출연한 영화 '오! 문희'는 지난 2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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