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퀴즈 온더 블럭' 캡처
tvN '유퀴즈 온더 블럭' 캡처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일등 항해사, 지하철 택배원, 자립청년 대학생, 호원숙 작가의 평생 간직하고픈 글이 소개됐다.

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일등 항해사, 지하철 택배원, 자립청년 대학생, 호원숙 작가 자기님이 유퀴저로 출연했다.

먼저 원양어선 일등 항해사 김현무 씨가 출연했다. 브이로그로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참치 떼를 쫓는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그는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돈 안준다' '힘들다' 이런 소리밖에 없고 제대로된 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 부모님도 오해하시고. '나 이렇게 먹고 다녀' '이렇게 생활해' 하니까 가족들도 더 안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산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 졸업 후 2017년부터 6년 동안 항해사 일을 해왔다는 그. 급여에 대해선 "조금 하다보면 억대 연봉이 되더라. 지금은 저도 그렇게 됐다. 또 쓸일이 없으니 자동적으로 저금을 할 수 있다. 밥 나오지, 집 나오지. 옷도 작업복만 입으면 된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고된 일도 많지만 김현무 씨는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구나 항상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으론 지하철 택배원 조용문 씨가 등장했다. 벌써 12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요즘은 일이 3건, 많아야 4건 있다. 4~5년 전에는 5~6건이었다"며 "승강장에 의자가 있다. 거기 앉아서 기다린다. 잠깐 사이 올 수도 있고, 길게는 2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입을 묻는 질문엔 "2~3건 할 경우 순수익은 2만원 정도다. 큰돈이잖냐"며 "옛날에 건수가 많을 때에는 5~6만 원까지도 올랐을 때가 있지만 그 절반도 안된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대기하는 시간도 있고, 거기에 비해 2만원은 (적지 않냐)"고 걱정했지만 그는 "저는 2만원도 큰 돈이라고 생각한다. 안움직이면 까먹는 거잖냐"고 답했다. 택배원 이전에는 조폐공사에서 30년간 재직했다고.

블로그 일지를 시작한 계기는 기억을 위해서다. IMF 당시 정년보다 1년 앞당겨 퇴직했고 이후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으로 기억상실에 걸렸다는 조용문 씨다. 집과 가족마저 잊을 만큼 기억 상실은 심각했고, 4~5년의 공백마저 남겼다고 그는 전했다.

다음 주인공은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자립청년 박강빈 씨였다. 18살 보호종료 아동으로 보육원에서 나와야 했다는 박강빈 씨.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다른 학생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뒤 학창시절 은둔생활을 하기도 했다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보육원에서 퇴소했다며 그는 "자립 정착금이 평균 500만 원 정도 지급이 되고 자립 수당을 월 30만원씩 5년 지급해준다"며 "저 때는 300만 원을 받았고 자립 수당도 못받았다. 월세 보증금이 300만원인 집을 찾아다녀 첫 집이 조금 열악했다. 첫날 밤엔 공허한 순간이 있었다. 시설 동생들과 선생님들이 없어 적막하고 외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이유도 있었다. 그는 "사소한 것부터 큰 고민까지 조언을 구할 선배 어른들이 곁에 없었다"며 "제 동생은 보육원에서 중도 퇴소한 아동이었다. 성인이 되어 자립한 후 동생을 데려왔는데, 함께하지 않은 동안 변한 것이 느껴졌다. 지금은 좋지 못한 일로 동생을 못보고 있다. 이렇게 될 때까지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든다. 강연 등에 가서 만나는 후배들의 얼굴에 동생의 얼굴을 투영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설가 故 박완서의 맏딸 호원숙 작가 역시 엄마를 기록하는 작가로서 출연했다. 故 박완서 10주기를 맞아 어머니를 그리는 책을 냈다는 그는 "어머니 소설이나 글에 나오는 음식이나 묘사들. 그게 너무 좋아 그걸 다시 기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어머니는 굉장히 머리가 좋으셨다. 200편의 시를 외우셨다고 한다. 변영로의 '봄비'라는 시가 있다. 교과서에도 나와있지 않는 시였는데 봄비가 올 때 그 시를 읽어주면 너무 봄비 오는 저녁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봄이 되면 새싹이 올라온다. 그럴 땐 엄마를 부르고 싶다. 엄마, 꽃 나왔어 하고. 그게 1년 내내 계속된다"고 그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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