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사진=CJ ENM 제공
배우 박해일/사진=CJ ENM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박해일이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에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을 통해 박찬욱 감독과 손을 잡고 처음으로 형사 캐릭터에 도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과 만나 '헤어질 결심'에 대한 줄거리를 듣고 호기심에 합류하게 됐다.

"감독님을 만나뵌 자리에서 줄거리를 말씀하셔서 귀담아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시 물어볼 수 없는 긴장감이 생겨서 집중해야 할 것 같았다. 세세하지는 않지만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짧은 문장을 알려주셨고, 형사 캐릭터인데 한국 영화에서 자주 접해왔던 기존 캐릭터와는 다를 거라고 말씀하셔서 호기심이 크게 발동했다."

이어 "감독님이 전작들에서는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와서 감정에 스크래치를 내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조용하게 관객들을 끌어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촬영해 내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빗나갔다. 나라는 배우가 감독님에게 어떤 방식으로 쓰여질지가 제일 기대되면서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감독님을 만족시켜드릴 수 있을지, 나 역시 신나게 즐길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는데 감독님이 이번에는 배우들을 먼저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한 방식을 택하셔서 배우 성질들을 더 흡수해주시고, 감독님 세계에 조금 더 활용해주신 게 큰 것 같아서 감사했다. 내 연기를 많이 지지해주셔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고 박찬욱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박해일은 극중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 역을 맡았다. 항상 본분에 충실하며 자긍심을 가진 '해준'은 시경 사상 최연소로 경감의 직위에 오를 정도로 유능하지만, 태연하게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면서 변화를 맞게 되는 인물이다. 박해일은 탕웨이와의 첫 촬영을 잘해내야만 '해준'이 잡힐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탕웨이와의 첫 촬영에서 '해준'을 잘 찍어내면 반 이상은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숙제였다. 초반부터 '서래'와 미묘한 감정을 느껴야 둘의 드라마가 잘 펼쳐질 수 있겠다 싶더라. 심문의 대상으로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대해야 하지만, 동시에 호기심과 미묘한 감정을 느껴야 하지 않나. 톤, 눈빛 등을 하나로 해보고 싶었다. 그것만 잘하면 뿌리 삼아서 가지를 잘 키워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 감독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해준'스러운 부분을 잘 찾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박해일은 탕웨이 요청에 한국어 대사를 녹음해주기도 했다. "탕웨이는 외국 배우니깐 영어, 중국어, 한국어 버전 시나리오를 동시에 내려놓더라. 난 한국어 시나리오를 갖고 늘 하는 방식으로 하면 되는데 탕웨이는 더 오랜 시간 밀도 있게 준비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탕웨이가 '해준'과 만나는 장면들이 꽤 있는데 혼자 있을 때도 내 대사를 듣고 싶어 했다. 적절한 선에서 발음에 유의하면서 담백하게 녹음해드렸다. 도움이 되셨다고 해서 나도 고마웠다."

배우 박해일/사진=CJ ENM 제공
배우 박해일/사진=CJ ENM 제공

그러면서 "'서래'가 한국어 하다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니 통역앱으로 중국어 대사를 하는 장면들이 꽤 있다. 그래서 나도 중국어 대사를 녹음해달라고 했다.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 못해도 감정이 섞이는 부분을 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 작업이 초반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다른 문화권 배우와의 첫 경험인데 수월하게 차근차근 소통을 잘해내갔다. 평상시보다 대사를 또박또박 천천히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두고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그런 만큼 박해일 역시 연기하면서 성숙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감독님이 촬영 들어가기 전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하셨는데, 연기하는 배우들도 그걸 염두에 두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질 결심' 세계 안에서 감정을 숨기고 대사 해보고 느끼면서 나라는 배우도 성숙해지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작품을 해나감에 있어서 다양한 결들을 만드는데 있어서 유연해지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특히 용의자 이미지를 탈피하는구나 싶다. 아직도 ''살인의 추억' 용의자죠?'라고 하신다. 좋은 관심이기는 하지만, 이번 계기로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 같아서 충만해지는 기분도 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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