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이성민이 '리멤버'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영화 '공작', '남산의 부장들' 등 어떤 작품에서든 관객들을 공감시킨 바 있는 이성민이 신작 '리멤버'로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성민은 80대 노인으로 변신한 소감을 밝혔다.
앞서 이성민은 '리멤버' 시사회에서 완성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바 있다.
"2년 전 촬영을 끝낸 작품이라 영화 보기 전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영화를 보니깐 그때 현장의 분위기, 공기 등이 기억나더라. 추억의 앨범을 보는 기분이었다. 많은 걸 덜어내고 기억을 지운 상태에서 이 영화를 받아들이게 되다 보니 내가 찍은 영화임에도 몰입하게 됐다. 엔딩 부분에서 필주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됐다. (남)주혁이가 옆에 있어서 창피해 눈물을 닦았는데 이미 눈치 챘더라. 조금 민망했다."
이성민은 극중 가족을 앗아간 친일파들에게 복수를 완성해야 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 역을 맡았다. 필주는 뇌종양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탓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 그는 60년 전 일제강점기에 가족을 죽게 만든 친일파들을 찾아 평생을 계획했던 복수를 시작하는 인물이다. 이에 이성민은 80대로 변신해야 했다.
"제일 신경 썼던 부분이다. 나 역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실제 그 나이대 배우를 써야 하는 거 아니냐 의문이 들었는데 감독님이 실제 그 나이의 배우가 연기할 때와 그 나이가 아닌 배우가 연기할 때의 차이를 다 계산하셨나 보더라. 현재 기술로 극복이 될지가 우리의 과제였던 것 같다. 테스트를 많이 했다. 실제 그 연세이신 선생님들과 연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 같은 앵글에 잡혔을 때 이질감이 들면 안 되니 완성도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면서 하나씩 극복해갔다."
이어 "CG가 안 들어간 특수분장이었다. 처음에는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시간을 점점 줄여갔고, 나중에는 2시간 정도 걸렸다. 연극에서 간단한 메이크업 정도로 노인 분장을 해본 적은 있었는데 그때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닮았구나 생각했다. 이번에는 특별한 기분은 안 들었다. 다만 처음으로 특수분장을 끝낸 뒤 집사람한테 사진을 보내줬는데 보기 싫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성민은 꼿꼿하지 않은 구부정한 허리와 어깨로 표현되는 자세, 거친 호흡과 느린 걸음걸이와 짧은 보폭을 통해 80대의 필주를 완성했다. 이 작업으로 이성민은 목디스크를 얻기도 했다.
"치료해주시는 분이 늘 현장에 계셨다. 누워서 하는 간단한 스트레칭만 시키셨다. 만지거나 하면 더 안 좋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잘 안 받았던 것 같다. 끝나고 병원을 갈까 하다가 결국 안 갔다. 시간이 지나니깐 나아지더라. 나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특별한 심리상태, 동작을 오랫동안 연기하다 보면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장애가 오는 것 같다. 나도 어릴 때는 연기와 현실은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질구레한 장애 같은게 무의식 중에 생기는 것 같다."
무엇보다 '리멤버'에서는 80대 필주와 20대 인규를 절친으로 설정한 만큼 이성민은 상대배우인 남주혁과 세대를 뛰어넘는 케미를 만들어냈다. 이성민은 남주혁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혁이와는 처음부터 좋았다. 키도 크고 듬직해보여서 그렇게 어린 줄은 몰랐다. (임)시완이는 지금 봐도 애기 같은 반면 주혁이는 훨씬 어린데도 더 듬직한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주혁이가 참 고생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영화가 필주의 동선을 따라가기는 하지만, 관객들이 필주에게 몰입하도록 만드는 건 인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주혁이가 그런 지점에서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 잘생김과 큰 키로 평범함을 연기하는 건 대단한 것 같다."
지난 2020년 크랭크업을 했지만,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이제서야 관객들 앞에 선보이게 된 '리멤버'. 특히 이성민은 디즈니+ 오리지널 '형사록'과 같은 날 내놓게 됐다.
"개봉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일단 극장 개봉한다는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된다. 언제쯤 개봉하나 했는데 극장에 걸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찍어놓은 다른 작품들도 극장에 걸려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것 같다. '형사록'과 같은 날 공개는 계획한 건 아닌데 우연히 그렇게 됐다. 늘 연기하면서 큰 짐을 진 것 같아서 어떨 때는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가 되기도 하는데 많은 사랑을 받으면 더할나위없이 큰 원동력이 된다. 다 잘되면 좋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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