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사진=쇼박스 제공
배우 하정우/사진=쇼박스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하정우가 두 작품 연속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한 심경을 전했다.

하정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촬영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위해 모로코로 날아갔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이미 친분이 있는 김성훈 감독, 배우 주지훈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하에 더 똘똘 뭉쳤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과의 두번째 작업이 또 대중에 통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하정우가 '터널'에 이어 김성훈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 역시 '터널'처럼 비극적인 스토리를 소재로 블랙코미디적으로 풀어내 마음에 들었다.

"'터널'이 원작의 비극적인 스토리를 굉장히 블랙코미디적으로 만들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고립된 상황에서도 여유를 찾고 살아나가는 주인공의 삶의 태도와 방식이 말이 될까 싶은데 그게 그 인물의 태도 같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본인을 다독이면서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 그게 김성훈 감독의 삶에 대한 태도가 아닌가 싶다."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

하정우는 극중 있는 건 배짱뿐인 흙수저 외교관 '이민준' 역을 맡았다. '이민준'은 20개월 전 실종된 외교관의 생존 신호가 담긴 전화를 받은 후,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란 조건을 걸고 그를 구하는 비공식 작전에 자원해 홀로 내전 중인 레바논으로 향하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하정우는 톤앤매너를 잡는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어진 상황은 심각하지만 유쾌하게 터치됐기 때문이다.

"'민준'의 모습도 '터널' 하고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떻게든 헤쳐나가는 삶의 방식을 나도 좋아하는데, 김성훈 감독과 잘 일치하는 부분이다. 처음에 '판수'(주지훈)의 택시를 타고 가다가 한적한 길에 세워놓고 하는 표현들이 있는데 원래 시나리오에는 굉장히 단면적이었다. 다큐멘터리도 아닌데 맛이 없더라. '민준'의 삶의 태도를 보여줘야 하니 어느 톤까지 갈 수 있는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주지훈과의 티키타카 계획을 세웠고, 조금 편해지니 나도 주지훈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은 팬데믹으로 인해 변수가 생겼다. 일정대로 촬영할 수 없게 된 것. 대신 시나리오 수정을 거듭할 수 있었고, 이를 두고 하정우는 장을 잘 담근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2020년 3월에 찍기로 했는데 코로나 시작으로 못들어갔다. 거의 2년 후인 2022년 2월 촬영에 들어갔다. 감독님이랑 주구장창 이야기를 했었고, 2년의 시간 동안 시나리오를 엄청 수정했다. 50고 정도 해서 들어갔다. 굉장히 잘 묵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을 잘 담근 거 같다."

더욱이 하정우는 '수리남'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촬영하고 모로코로 이동, '비공식작전' 촬영을 이어가게 됐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 그는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인들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잘 사는 동네는 나름 괜찮다. 모로코는 먹는 제약이 심하다. 모든 레스토랑에서 술을 팔지 않고, 돼지고기도 못먹고, 가공류도 없다. 향신료를 너무 많이 써서 전통 음식은 한숟가락도 못먹었다. 소도 마블링이 전혀 없어서 장조림밖에 할 수 없었다. 소뼈를 버리길래 수거해서 사골을 끓였다. 젓갈이 너무 먹고 싶은데 우리가 아는 오징어는 팔지 않아서 갑오징어로 젓갈을 만들었고, 피클도 만들어 먹었다. 촬영 말고는 할일이 없었다. 요리랑 장보기밖에 할게 없었다."

배우 하정우/사진=쇼박스 제공
배우 하정우/사진=쇼박스 제공

또한 하정우는 이런 환경이 촬영에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한국에 있으면 집에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등 스트레스를 풀고 단맛을 느끼는데 단맛을 느낄 때가 없었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 술 파는데도 없었고 라마단 기간이 있어서 뭘 할 수 없었다. 식당도 열지 않았다. 단맛 느낄 때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촬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이 좋은 방향을 주는구나 싶었다."

굉장히 오랜 시간 집을 떠나 해외에서 지내 군대 다녀온 느낌이었다는 하정우. 이를 견디게 해준 건 김성훈 감독, 주지훈과의 인간적인 유대감 그리고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

"365일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삶을 살아왔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숙소 선택을 신중하게 한다. 집이라고 생각하고 호텔이 아닌 아파트를 선택한다. 한국 식재료도 미리 보내 다 해먹는다. 이번에는 김성훈 감독님과 주지훈과의 인간적인 유대감이 그 시간들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던 것 같다. 우리가 놀러간 것도 아니고, 엄청난 자본으로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것들이 힘든 걸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나 싶다. 김성훈 감독님과 두번째 작품이지 않았나. 최선을 다해 만들었던 '터널'이 다행스럽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었는데 그런 성공의 방정식을 갖고 '비공식작전'에 대입했다. 또 통할지, 안 통할지 나도 궁금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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