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배우 하정우가 중국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하지원이 합류하면서 더욱 기대감을 끌어올린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 ‘허삼관’이 지난 9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허삼관’은 가진 것 없는 청년 허삼관(하정우 분)이 마을 최고의 미녀 허옥란(하지원 분)과 결혼, 11년 뒤 첫째 아들 일락(남다름 분)이 하소용(민무제 분)의 자식인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 작품은 극 초반 다수의 조연 배우들로 시선을 끈다. 김영애를 시작으로 정만식 조진웅을 비롯해 성동일 김성균 장광, 그리고 윤은혜까지 친숙한 얼굴들이 하정우를 둘러싼 다양한 역할로 등장한다. 이들은 하정우와 하지원이 본격적으로 얽히는 순간까지 각양각색의 개성으로 관객을 이끈다.
극의 중심이 되는 허삼관이 허옥란을 만나는 과정은 단순하다. 허삼관이 허옥란의 환심을 사기위해 피를 팔고, 허옥란의 아버지(이경영 분)을 만나 하소용 대신 자신을 사위로 삼도록 설득한다. 이후 허삼관은 11년간 키워온 일락이 친아들이 아님을 알고 매몰차게 대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후 무슨 일만 생기면 피를 파는 허삼관의 희생 아닌 희생은 기존 가장의 모습들과는 사뭇 다르게 전달된다. 게다가 피가 섞이지 않은 아들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라는 허삼관의 모습으로 ‘피’가 가진 혈연의 무게를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일락과 허옥란을 대하는 허삼관의 행동에서 벌어진다. 그를 따라가면서 펼쳐지는 여러 일화를 통해 기존 가족에 대한 개념과 핏줄, 혈연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특히 아내와 아들에 배신감을 느끼는 허삼관의 행동은 하정우의 능청스런 연기로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아역 남다름은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열연으로 극의 단조로운 분위기 속에서 집중도를 높인다. 특히 남다름은 허삼관과 ‘피’를 놓고 대비되는 모습의 일락을 진지하면서도 묵직하게 표현해 부자의 위치가 바뀌는 코미디적인 상황을 완벽하게 완성시킨다.
특히 영화 속 웃음은 하정우가 앞서 연출한 ‘롤러코스터’의 개그코드와 다른 듯하면서도 여전히 그만의 웃음 포인트를 가져온 인상을 남긴다. 또 문어체를 쓰는 인물들은 일부러 현실감을 버린 듯 살짝 붕 뜬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이는 50~60년대 시대적 배경이지만 마치 가상의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소동극 같은 효과를 만든다. 이것이 관객들에게 거슬릴 수 있겠지만 묘한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양면성으로도 비쳐진다.
후반부는 예상되듯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이러한 부분은 영화의 안정적인 면을 확보하려는 하정우의 의도로 보이면서 무난하게 마무리된다. 원작의 배경과 스토리에서 변화를 준 ‘허삼관’이 부성애를 내세운 가족영화로서 관객에게 얼마만큼 선택을 받을지 기대를 모은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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