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또 스파이물이냐"라는 말이 나오겠지만, 그냥 스파이물이 아니다. 이것은 '젠틀맨'이 가져야할 자세를 현대판 '원탁의 기사들'로 재해석, IT시대에 힙합패션을 가미한 하드코어 액션이다. 매튜 본 감독의 신작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가 바로 이러한 표현에 적합할 만한 영화다. 제임스 본드, 제이슨 본, 에단 헌트 등이 활약하는 첩보 영화들을 기반으로 하지만 한 걸음 나아간 스타일리시한 스파이 액션으로 탄생됐다.

'킹스맨'은 에그시(태론 에거튼 분)라는 청년이 엘리트 스파이를 양성하는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훈련을 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매튜 본과 '킥애스'로 인연이 있는 마크 밀러의 그래픽노블이 원작이다.

영화는 노골적으로 영국식 '젠틀맨'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입 밖에 내뱉으면서도 육탄전이 거의 살인병기에 가까운 해리(콜린 퍼스 분)가 극 초반을 이끈다. 이후 그가 에그시를 만나면서 큰 틀에서는 전형적 에이전트 발탁과 훈련 과정 스토리를 따라간다.

하지만 매튜 본 감독은 이전의 여타 스파이물이나 영화들과 분명히 차별을 두는 액션 시퀀스를 내세우면서 관객의 허를 찌른다. 특히 캐릭터가 처한 상황들이 나아가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부분들은 감독이 마치 장기판의 수를 읽으며 자유자제로 캐릭터와 상황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어느 부분에서는 이러한 상황들이 오히려 기대한대로 흘러가면서 관객의 기대심리를 충족시켜준다. 관객이 꾸준히 쾌감을 느낄 정도로 이 호흡을 제대로 타고 있는 것.

또 캐릭터에서는 대표적으로 사무엘 L. 잭슨이 열연한 발렌타인이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과대망상증을 가진듯한 전형적인 악당이면서도 의외로 피를 못 보는 인물로 전형성에 살짝 변화를 줬다.

이러한 효과들은 고정된 스파이 영화를 노골적으로 비틀면서도 '젠틀맨' 곧 영국신사의 매너에 대한 생각은 끝까지 유지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소위 권력가라는 자들을 비판하며 진정한 '젠틀맨'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교훈적인 면모도 은근히 드러내는 것. 하지만 액션만큼은 거침없고 화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매튜 본의 액션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참고했다는 장면들에서 '하드코어한 날 것'과 '세련된 가공'의 중간 느낌으로 꾸며졌다. 또 해리가 에그시를 만나는 중에 펼치는 액션은 빠르면서도 임팩트 있게 펼쳐지면서 재치까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액션은 데뷔 이래 첫 도전이라는 해리 역의 콜린 퍼스로 완성된다. '테이큰'을 빼놓고 리암 니슨의 전부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된 것처럼, 콜린 퍼스 역시 액션에 있어서는 '킹스맨'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킹스맨'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과 '킥애스'의 흔적이 조화롭게 묻어난 느낌이다. 에이전트의 성장과 다양한 무기의 등장은 액스맨으로 거듭나는 돌연변이들의 훈련과 다양한 능력과 대칭을 이루는 듯하다. 또 악당의 음모와 국제 정치를 엮는 점도 비슷하다. 여기에 주어진 공간을 거리낌 없이 활보하며 유혈 낭자한 액션을 펼치는 것은 '킥애스'와 닮았다.

'엑스맨'의 새로운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끈 매튜 본 감독은 '킥애스'의 원작자 마크 밀러와 다시 의기투합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연출 감각을 뽐냈다. 이런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은 한마디로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고 짜릿하다. 특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잔혹성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도 있겠지만, 감독은 이를 무감각하게 넘길 수 있을 만큼의 수준으로 연출했다. 다만 이를 아무렇지 않게 보게 돼 문뜩 자신의 잔혹성을 의심해보는 경험도 겪을 수 있다. 오는 11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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