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윤성희 기자]“저는 똑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대로 할 거에요.”
김래원은 지난달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에서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 검사로 분해 시한부 열연을 펼쳤다. ‘펀치’는 박정환 검사의 생애 마지막 6개월 기록을 그린 드라마. 지난달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펀치’ 최종회는 14.8%의 전국 시청률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1년 SBS ‘천일의 약속’ 출연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김래원은 이번에도 동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 자신의 작품을 시청률 1위로 만들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매 작품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김래원. 시한부 역할을 맡아서 였을까. 부쩍 더 야윈 김래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조용한 카페에서 만났다.
“원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났죠. 아무래도 배우들의 열연, 작가님의 훌륭한 극본, 연출님의 뛰어난 감각 등 모든 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펀치’ 팀은 앞서 지난해 말 인천 중구 영종도 밀라노 디자인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배우 조재현은 당시 “주위에선 나를 ‘조스트라다무스’라고 부른다. 그만큼 시청률이나 흥행에 있어서 예언을 잘 하는 편”이라면서 “‘펀치’도 시청률을 떠나서 월화드라마 사상 최근 1년 동안 볼 수 없는 작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그 예언이 적중한 것.
“조재현 선배는 정말 훌륭한 연기를 하시는 분이죠. 선배와 MBC 드라마 ‘눈사람’ 이후 12년 만에 만나서 환상의 호흡을 맞췄어요. 서로 주거니 받거니 참 잘 맞았어요. 김아중 씨의 경우,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춰봤는데 소통의 힘으로 좋은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밥 먹는 시간에도 1시간 씩 짬을 내서 대화를 많이 했어요. 훌륭한 배우죠.”
김래원은 인터뷰 내내 극 중 자신을 빛나게 해준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아역배우 김지영부터 박혁권, 온주완, 최명길까지. 김래원은 언젠간 그들이 빛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데뷔 19년차에 접어든 김래원. 그에게서는 어느덧 중견 배우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허세 가득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이 장면 잘 찍으면 내가 멋있게 나오겠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30대에 접어들면서 이젠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애초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됐었는데 어린 나이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주변 환경의 영향이 컸죠. 이제 연기는 그만하고, 진짜가 되고 싶어요. 카메라는 그냥 저의 삶을 찍었으면 좋겠고, 그게 제가 배우로서 가야할 방향이라고 굳게 믿고 있죠.”
김래원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좋은 영향을 준 사람으로 배우 한석규를 꼽았다. 두 사람은 함께 작품에 임한 적은 없지만 낚시를 통해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한석규 선배는 정말 진심으로 감사한 분이죠. 배우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많이 닮고 싶은 분이에요. 연기에 대해서는 사실 언급을 안 하세요. 그런 분이 한 번은 그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잘은 기억 안 나는데, 제 어떤 영화를 보시고 ‘그 영화 정말 좋았는데, 네가 조금 더 인생을 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문득 ‘나도 알고 있는데 잊은 채로 살고 있었구나. 나는 왜 연기를 다 허세로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마지막으로 김래원은 “앞으로 그저 일반적인, 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 꼭 하고 싶어요. 멜로 혹은 영웅담이 아니더라도, 가장 평범한 이야기요. 이제 배우로서 저의 길을 알았기 때문에, 저는 늘 해오던 대로 흔들림 없이 쭉 갈 겁니다.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요.”
[사진=송재원 기자]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