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영화 '간신'(감독 민규동)이 기존 국내 작품들보다 센 수위의 19금 사극으로 관객을 맞는다.
최근 몇몇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사극이 국내 관객에게 외면을 받거나 실망감을 줬다. 앞서 '청불 사극'은 노출과 폭력을 아우르면서도 드라마의 진함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의 작품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진부하거나 눈요깃거리로 전락하는 결과를 맞기도 했다.
어느 순간 '청불 사극'은 단순 노출영화는 아닐까라는 의문이 따라오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11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간신'은 이전 사극과 비교해 물리적인 노출이 현저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채홍사로 임명된 임숭재(주지훈 분)가 '운평'으로 불리는 1만 여인을 연산군(김강우 분)에게 바치는 이야기인 만큼 수많은 여성들이 연산군의 쾌락을 위해 몸을 드러내고 수치스러울 수도 있는 행동을 한다.
이러한 부분만 봤을 때 '간신'은 왕과 여인들의 농염한 한바탕의 놀음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영화는 연산군의 트라우마와 그가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간신들과 함께 타락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을 담는다. 그리고 그 타락과 함께 인간의 욕망, 분노, 광기에 집중하면서 그와 연결되는 '운평'의 모습을 희생자로 묘사해나간다.
이러한 모습은 각자 다른 사연으로 들어온 여인들이 연산군에게 극대화된 쾌락을 선사하기위해 훈련을 받는 모습, 극 초반 연산군이 여성들에게 기괴한 자세를 취하게 하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 등에서 잘 나타난다. 왜곡된 여성에 대한 태도가 연산군의 무지막지한 권력과 그런 권력을 휘두르려는 임숭재의 욕망이 만나 탄생된 것이다.
또 마치 아이처럼 연산군에 젖을 물리며 그를 쥐락펴락하는 장녹수(차지연 분)와 그 밖의 또 다른 야심을 드러내는 여러 간신들, 그리고 연산군을 몰아내려는 신하들의 '욕망'이 뒤섞인다. 물론 '운평'들의 욕망도 드러난다. 장녹수가 내세운 설중매(이유영 분)는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단희(임지연 분)을 경계하고, 단희는 임숭재가 내세워 최고의 색(色)이 되려고 고군분투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뜨겁고 강렬하게 꾸며졌다. 이는 사실성을 위한 선택으로 오히려 가릴 것 없는 적나라함으로 당시 실상의 참혹함을 강조했다. 아름다움이 처참함과 어떻게 한 끗 차이가 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역사 속 이야기의 리얼한 구체화는 배우들의 열연이 뒷받침 해준다. 폭군의 모습에 완전 몰입한 김강우와 간신의 모습을 기존 이미지와 달리 묵직하게 표현한 주지훈, 노출은 물론 인물들의 아픔을 절제감 있게 그려낸 임지연과 이유영, 희대의 요부 장녹수 역과 내레이션을 함께 소화한 차지연, 극에 무게감을 더한 천호진 등 배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이런 배우들의 열연과 역사 속 참상을 실오라기 하나 없이 표현하는 효과를 거둔 민규동 감독의 변신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성의 아름다움이 조선시대 권력을 가진 남성에 의해 손쉽게 무너지는 처참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한편 '간신'은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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