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영화 ‘탐정: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이 권상우의 코믹연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동일과 호흡을 맞춘 가운데 코믹한 면에 대한 기대가 권상우에게 옮겨가 있는 상황이 묘하다. 하지만 성동일은 진지하면서 가볍게 던지는 말 하나로 코믹한 상황을 연출했고, 반대로 권상우는 이전의 진지한 인물들에서 벗어나 온전히 ‘찌질’하고 어수룩하면서도 추리력을 뽐내는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탐정: 더 비기닝’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비공식 합동 수사 작전을 담았다. 588대 1의 경쟁을 뚫은 탄탄한 시나리오인 만큼 추리극의 재미와 함께 두 주연배우가 펼치는 호흡이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권상우는 이 작품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함께 자신을 돌아봐야했다. 영화로는 4년만의 복귀다. 드라마로는 시청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중국 활동을 병행했지만 국내 영화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권상우는 추석시즌을 맞아 오래전 그가 보여준 코미디 연기를 다시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내에게 구박당하고 형사에게 무시당하는 남자로 변신해 마음껏 망가졌다.

“데뷔하고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어서 빨리 흘러간다고 느꼈어요. 총각 때는 쉬지 않고 일했죠. 결혼하고 나서는 가장의 무게가 있어서 일과 여러 가지를 연관 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가 4년만이지만 다양하게 외국 활동을 하고 전작이 흥행적으로 성공을 못해서 촬영 끝나고 1~2년 정도 회의감이 들긴 했는데 나름 다른 곳에 몰두했어요. 그러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작품을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긴 했죠.”

권상우는 예정된 작품의 출연이 어긋나게 됐고, 이러한 상황은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탐정: 더 비기닝’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다. 이 작품은 권상우가 30대와 40대 사이의 과도기에서 헤쳐 나가는 작품이었다. 물론 ‘탐정: 더 비기닝’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사실 ‘탐정: 더 비기닝’ 촬영이 원래보다 1년 전에 들어갈 뻔했어요. 그때 한 번 엎어진 거죠. 그게 저를 단단하게 하고 오히려 해외 활동에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어요. 언젠가는 다시 세팅되면 전화가 올 거고 저도 할 것이라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성동일 선배님과 제가 만나게 된 거죠. 그 시기에 제가 할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안 별 일 없어도 영화사에 직접 찾아가고 자장면도 시켜먹었어요. 영화사 대표가 없어도 꾸준히 왔다 갔다 했죠.(웃음)”

권상우는 작품을 두고 대화를 많이 했다. 심도 깊은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애착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결속력이 감독, 대표와 남달랐다는 게 권상우의 설명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품인데 일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인데 기대작으로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추석에 개봉될지도 몰랐다.

“감독님은 ‘째째한 로맨스’ 이후 5년을 쉬었어요. 신인이라 힘든 여건에서 만들었지만 5년 공백이 찾아왔고, 저도 4년의 공백이 있어 나름 고충이 있죠. 추석 개봉으로 생각도 안했어요. 나름 소위 추석 때 개봉하는 대작 영화도 아니고, 그런 영화가 아닌 변두리에서 시작한 것은 분명 있어요. 그런 것에서 승부욕이 작용했죠.”

이처럼 의욕을 드러낸 권상우는 연기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힘을 뺐다. 그는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이 작품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고민했다. 극 초반 경찰서에서 쫓겨나는 신부터 ‘이런 캐릭터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주인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송재원 기자

“현장에 적응을 못할 때였지만 초반에 시나리오를 오래 생각한 게 도움이 됐어요. 영(0)에서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죠. 소위 ‘권상우 리즈’ 부분을 내려놓은 거죠. 그랬더니 현장이 편했고 여러 해외 활동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화 찍는 현장에 앉아있는 내가 행복하다 싶었어요. ‘이게 내가 바라는 거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권상우는 시나리오를 볼 때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몰랐다. 오히려 나중에 알게 된 것. 강대만이라는 캐릭터 역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캐릭터고, 어떤 배우가 하든 뻔할 수도 있는 캐릭터지만 자신이 연기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다고 판단했다.

“대만 캐릭터는 배우마다 다르게 연기할 테고 내가 하면 좀 더 얌체 같으면서도 사랑스럽고, 밉상 짓을 해도 어필할 거 같았어요. 제 생활과 대비해도 그렇고요. 항상 멋있는 역할을 해왔고, 두 아이 아빠지만 이번에 그런 역할을 하는 권상우를 관객들이 보시지 못했기 때문에 잘 건들면 갈증도 풀리고 ‘찌질함’이 흥미도 있다고 봤죠.”

권상우는 스스로 소위 말해 ‘가오’가 별로 없는 배우라고 스스로 밝혔다. 거울도 많이 안보고 멋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오히려 그동안 각 잡는 것 같지만 어딘가 삐딱한 인물이었다. 그는 오직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든 숙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추석 극장가에 그 어느 때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권상우의 ‘탐정: 더 비기닝’이 ‘비기닝’을 넘어 ‘시리즈’로 이어지는 흥행을 거둘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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