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세계 4대 뮤지컬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이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한국어 초연 후 3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운 선율, 빠른 무대 전환과 명배우들의 열연까지. 명작의 요소들을 모두 갖춘 '레미제라블'은 역시 클라스가 다른 무대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28일 오후 서울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한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이자 소설가 및 극작가인 빅토르 위고(1802년~1885년)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장발장의 숭고한 인간애와 박애 정신, 그리고 인간의 원초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사진=뮤지컬 '레미제라블' 출연진]
[사진=뮤지컬 '레미제라블' 출연진]

이날 서울 공연의 포문을 연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장발장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그는 범죄자의 신분에서 자유를 경험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좌절하는 심리와 딘뉴 주교로부터 생애 처음 자비로운 사랑을 경험하고서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모습, 그리고 판틴과 코제트를 만나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장발장의 극적인 삶을 완벽하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 역을 맡은 전나영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억울하게 공장에서 쫓겨난 이후 딸을 위해 몸까지 팔게 된 판틴의 불행한 일생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절절히 표현해냈다. 특히 죽음을 앞둔 판틴이 장발장의 품에 안겨 딸 코제트의 환영을 보는 장면은 이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을 정도. 그의 안타까운 모습에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 외에도 원리원칙만을 맹신하며 장발장을 뒤쫓는 자베르 역의 김우형과 한국어 초연 후 2013년 여우신인상을 휩쓸었던 에포닌 역의 박지연, 등장하는 신마다 웃음을 안겼던 떼나르디에 부부 역의 임기홍과 박준면, 그리고 많은 이들의 희생 속에 사랑을 이루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코제트 역의 이하경과 마리우스의 윤소호까지. 자칫 수가 많아 앙상블을 이루기 힘들 수 있는 공연에서 배우들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뮤지컬 '레미제라블' 포스터]
[사진=뮤지컬 '레미제라블' 포스터]

국내 최초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하나미치' 무대 도입도 '레미제라블'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하나미치'란 일본에서 가부치 공연을 할 때 쓰이던 연장된 무대 형태로 일반적인 무대 디자인인 프로시니엄 사각형 프레임을 벗어나 좌우측 벽면을 따라 무대장치가 연속되도록 만든 무대를 뜻한다.

이번 '레미제라블' 공연의 하나미치는 이러한 개념을 확장시킨 것으로 관객의 시야에는 오로지 무대 세트와 배우들의 연기만이 보이도록 하여 마치 객석의 관객들이 1860년대의 파리로 시간여행을 떠한 듯한 강력한 몰입도를 선사했다. 특히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의 일생을 다루는 대서사시인 만큼,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거대한 무대장치가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렇듯 소설을 원작으로 한 깊이 있고 탄탄한 스토리와 명배우들의 열연, 화려한 무대 장치에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 '온 마이 원(On My Own)', '브링 힘 홈(Bring Him Home)' 등의 명곡들이 더해져 완성된 '레미제라블'. 이 오래된 '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부족함이 없는 뮤지컬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레미제라블'은 오는 2016년 3월 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한국어 초연 시 원 캐스트로 장발장을 소화한 정성화와 한국어 버전 판틴 역의 초상을 만든 조정은도 이번 공연에 합류했다. 또한 2013년 일본 도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김준현이 이번에 자베르 역을 나눠 맡아 열연을 펼칠 계획이다. 180분. 만 7세 이상.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