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이순신에 이어 이번에는 명포수로 나섰다. 전작 '명량'을 통해 1761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역대 1위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최민식의 쉼 없는 도전은 계속되고 있는 것. 더욱이 이러한 연기 도전은 호랑이 CG를 상대로 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높다. 그리고 호랑이가 가진 상징성에 매료돼 출연하게 됐다는 그의 말처럼 '대호' 속 최민식은 관객을 홀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 '대호'의 천만덕 속에 배우로서 쌓아온 그의 연기 인생이 녹아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렇듯 오직 연기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배우 최민식을 헤럴드POP이 만나봤다. Q. 다양한 인간상을 연기하셨는데 지금은 어디쯤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까? "아직 전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욕심이 자꾸 생겨요. 하고 싶은 일들이 머릿속에 생각이 나고 표현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지죠. 하지만 '내가 이거 왜 하는 거야?'라는 질문은 항상 해요. 어쩔 땐 막 가다가 딱 설 때가 있죠. '여태까지 잘 해왔잖아', '내가 옛날에 뭐 때문에 하려고 했던 거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합리화도 시키고 의미 부여도 하게 되고 반성도 하고 그러는 거죠. 결과적으로는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을 표현한다'는 작업 자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요. 그러면서 점점 더 제가 원하는 걸 하자는 생각이 들죠. 제가 만족을 해야 제가 행복해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가 은근히 다작을 하진 않는 것 같아요."
Q. 보통 연기를 할 때는 어떤 심정이 되시나요?
"캐릭터를 선택할 때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야 해요. 그런 상황을 책으로 봤을 때 '이럴 수 있지'라고 수긍이 가야 하죠. '대호'도 마찬가지예요. 이 상황은 일제강점기 때 이야기였지만 어떠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고 한 아버지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수긍이 갔어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는 정말 경험이 재산입니다. 그만큼 담아내는 그릇이 깊어야 하죠. 캐릭터를 해석할 때 이해의 폭이 얼마나 깊고 넓나가 중요해요. 그걸로 표현력의 스펙트럼이 달라지는 거죠."
Q. 아직도 '올드보이'가 비할리우드 명작 1위에 꼽히곤 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으실 때마다 어떤 느낌이신가요? "양날의 검이에요. 우쭐함도 있지만 자꾸 그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죠. 때론 새로운 이미지 창작에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아마 '올드보이'가 인기기 많은 건 낙지 때문일 거예요.(웃음)" Q. 함께 출연한 김홍파 배우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분이 친분이 있으시다던데 사실인가요? "제 친구입니다. (김홍파가) '내부자들'에서도 정말 좋았다면서요? 능력에 비해서 '대호'에서 많이 나온 건 아닌 것 같아요. 천만덕이 괴로울 때 의논할 수 있는 친구 정도의 설정이었죠. 실은 예전부터 홍파와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한 번도 연극에서 만난 적이 없어요. 50대 중반을 넘어가면 둘이서 2인극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50대 남자의 유머와 허망함과 주책스러움과 그런 이야기를 소극장에서 해보고 싶습니다."
Q. 예전에 '명량'의 이순신은 운명 같다고 하셨는데 '대호'는 천만덕은 어떠셨나요? "'대호'의 천만덕은 인연 같아요. 전작에 대한 부담이 컸으면 이 작품은 아마 안 했을 거예요. 여러 작품을 봤지만 이게 그렇게 마음에 끌리더라고요. 그게 바로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진 이런 거에 대한 제 끌림에 따라 움직인 것에 대해 후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게 정답인 것 같아요. 흥행 여부를 떠나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말이에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잘 되면 더 좋은 거고요."
Q. 트렌드를 쫓아 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트렌드를 쫓아 작품을 만드는 건 참 어리석은 짓입니다. '올드보이'를 만화방에서 처음 봤을 때 '셰익스피어야? 뭐야? 이게 가당키나 한 얘기야? 상업영화에서? 누가 돈을 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이내 화가 나더군요. 우리가 스스로 작품을 자체 검열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고 제일 심각한 겁니다. 만드는 사람이 자유롭지 못한 건 안 되는 거죠. 사실 '올드보이'는 실제적으로 투자자도 찾기 힘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트렌드에 벗어났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어떤 소재를 진정성 있게 만드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거죠. 우리는 거기에 빠져서 만들었고 '올드보이'는 결국 그게 소통이 됐습니다. 그게 중요한 거죠. 만약 작품이 잘 안 됐다면 트렌드를 못 따라가서 안 된 게 아니라 잘 못 만들었기 때문에 안 된 겁니다. 소통이 안 된 거죠." Q. 최민식 씨가 멜로에 대한 애정을 오래전부터 밝혀오셨는데 혹시 이야기 나오는 곳이 없나요?
"없어요. 저는 '격정 멜로'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걱정 멜로'라고 그래요. 그래도 전 포기하지 않습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해야 하는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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