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지난 2007년 12월. KBS1 대하드라마 ‘대왕세종’ 제작발표회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던 아역 배우가 있었다. 배우 김상경의 어린 시절 세종 역을 따내 취재진 앞에 첫 모습을 드러낸 이현우. 크고 짙은 눈, 오뚝한 콧날, 살짝 파인 보조개, 구릿빛 피부. 외모부터 시선을 끌었다. 여느 아역 배우와 비교해 분위기가 남달랐다. 당시 매니저 역할을 했던 어머니가 뒤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한 채 바라보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지난 6일 KBS2 ‘무림학교’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현우는 숫기 있고 당당한 표정이었다. 9년 만에 ‘꼬마 배우’에서 ‘베테랑 배우’로 급성장한 것이다.
이현우는 아역 배우가 그랬듯 지난 2004년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짱’으로 데뷔했다. 이후 SBS ‘봄날(2005)’ MBC ‘태왕사신기(2007)’ SBS ‘로비스트’ KBS1 ‘대왕세종(2008)’ MBC ‘돌아온 일지매(2009)’ ‘선덕여왕’ ‘밥 줘’ 등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주로 성인 배우의 아역으로 나왔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에 출연한 KBS2 드라마 ‘공부의 신’으로 대중의 눈에 띄었다. ‘93년생 대세 라인’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유승호와 이 작품에서 호흡했다. 극중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아버지와 일류대에 진학한 형과 누나에게 치여 춤과 노래에 빠져 살았던 홍찬두 역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후 KBS2 ‘브레인(2011)’ ‘적도의 남자(2012)’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에 출연하며 카메라 앞에 서는 법을 배웠다.
이현우가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스크린 진출 이후다. 그렇게 은밀하게 만난 영화가 2013년 개봉한 한국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다. 북한의 엘리트 간첩(김수현)이 동네 바보가 되라는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 달동네에 체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현우는 극중에서 리해진 역을 맡아 김수현과 함께 사건을 이끌며 스크린에 얼굴을 제대로 알렸다. 당시 이 영화는 누적 관객 695만 명(영화진흥위원회 1월 7일 기준, 이하 동일)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 33위까지 올라섰다. 이현우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눈빛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배웠다. 여느 하이틴 스타와 달리 깊이 있는 연기력과 인물에 천착하는 모습으로 선 굵은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 선택한 영화 ‘기술자들’은 256만 명을, 지난해 개봉한 ‘연평해전’과 ‘뷰티 인사이드’로 각각 604만 명, 205만 명을 안았다. 무려 네 연타석 홈런이 날아간 자리에 함께하며 스크린이 주목해야 할 샛별로 떠올랐다.
이현우의 또 다른 무기는 활동 영역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시대가 원하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음악 프로그램 ‘인기가요’ MC를 맡아 진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O.S.T ‘청춘예찬’에 참여한 데다 형제 듀오 오브로젝트의 ‘거짓말이잖아’ 피처링을 통해 노래 재능도 발견했다. 최근에는 힙합 듀오 긱스의 루이와 힙합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결성해 신곡 ‘니 얼굴’을 발매하며 가수로서 본격 행보를 예고했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이번 차기작 드라마 ‘무림학교’에 반영하는 등 소신과 재능으로 무장한 준비된 스타다. 지난 2011년 배우 김수현이 소속된 키이스트에 둥지를 튼 이후 스타성과 인지도를 키워 나가고 있다. 시대가 원하는 외모, 노력하는 자세, 안정된 연기력, 스태프까지 챙기는 인성 등은 대성한 배우이자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수현을 떠올리게 만든다.
93년생 대세 남자 배우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린 이현우는 “유승호, 박보검 등 많은 친구들이 활약하고 있다. 나도 그들과 함께 이름을 기억해준다면 감사할 따름”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무림학교’ 이소연 PD는 이현우에 대해 “지금 20대를 대표할 수 있는 배우는 이현우다. 이 친구만 떠오른다. 재능이 많은 데다 인성까지 훌륭하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배우”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현우는 지난 12년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기본기를 충실히 다졌다. 카메라 각도도 알고 현장의 분위기도 간파한다. 대본 분석 능력도 뛰어나 배우들과의 조화도 탁월하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여러 작품을 통해 스타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김수현이 운명작 ‘별에서 온 그대’를 만났듯 이제는 몸에 맞는 작품을 만나 연기하면 된다.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무림학교’에서 아이돌 그룹을 이끄는 천재형 래퍼 윤시우 역이 그에게 절호의 기회로 다가올까.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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