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배우 강동원과 황정민의 만남은 옳았다. 두 사람은 미(美)친 비주얼 이상의 케미와 활약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출중한 배우들로 이 정도의 마무리라니 말이다. 그야말로 '용두사미'가 된 모양새다.

※ 해당 기사에는 '검사외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25일 베일을 벗은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된 폭력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감옥에서 만난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감옥에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대세' 황정민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이 작품에서 보여준 황정민과 강동원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먼저 극의 전반부를 이끈 건 황정민. 그는 피의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다 한순간에 검사에서 살인자로 몰락하게 된 변재욱의 파란만장한 삶을 기막히게 소화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비상한 머리로 이를 곧 역전시키는 그의 영민함은 앞으로 펼쳐질 통쾌한 역전 스토리를 기대케 한다.

초유의 코믹 연기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낸 강동원의 활약도 놀랍다. 경상도 사투리로 남발하는 엉터리 영어, 혼을 불태우듯 온몸을 사용해 춘 막춤, 키스를 하며 벨트부터 풀르는 저돌적인 모습까지. 그동안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선망의 대상이 되던 그의 예상치 못한 친근한 모습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특히 이와는 대조되는 마치 신이 빚어놓은 듯 완벽해 보이는 그의 미모는 관객들로 하여금 엄마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들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여배우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을 정도의 부러움을 안겼다. 이렇게 온갖 끼와 웃음 코드를 남발한 강동원은 영화의 분위기를 점점 무르익게 만들었고 어째서 '장르가 강동원'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를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하지만 투톱의 효과는 여기까지였다. '검사외전'은 황정민과 강동원이 차례로 잘 닦아놓은 길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변재욱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종길(이성민)은 허술한 악역이었고 그와 손을 잡았던 민우(박성웅)도 검사라는 직책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단순했다. 그중 가장 뛰어난 브레인을 자랑했던 주인공 변재욱도 우연에 기댄 평면적인 법정 싸움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뭔가 한 방 때리긴 했지만 긴장감 없이 늘어진 펀치.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줬던 '베테랑'과 '내부자들'의 뒤를 잇기엔 다소 아쉬운 한 방이었다. 사실 '검사외전'은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로 흥행 삼연타 중인 황정민과 사제복을 입고 비주류 장르인 '검은 사제들'의 흥행을 이끈 강동원이 만남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두 흥행 배우와 지난해 한국 영화 7편 중 무려 6편이나 손익분기점을 넘긴 투자 배급사 쇼박스가 함께했으니 2016년 첫 1000만 돌파가 예상되는 영화로 거론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일까. 막상 뚜껑을 연 '검사외전'의 힘없는 마무리는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긴다. 허술한 전개와 어정쩡한 결말은 관객에게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는지 의문이 든다. 연기라면 어디에 내놓아도 아깝지 않은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박성웅이 함께했기에 더욱 아쉽다. 매혹적인 소재와 톱배우들을 모아놨음에도 이를 십분 살리지 못한 '검사외전'에게서 올해 첫 1000만 영화라는 기대에 찬 시선이 벌써부터 거둬지는 분위기다. 오는 2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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